이동국, 국가대표팀 재승선…허정무호 소집 명단 발표
by송지훈 기자
2009.08.03 10:26:19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사자왕' 이동국이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소집된 국가대표팀 평가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오전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하나은행 초청 파라과이전 대표팀 소집 명단 23명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선수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역시나 이동국의 재발탁이었다. 이동국은 2007년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이날 허정무 감독의 23인 엔트리에 포함돼 부활의 기회를 잡게 됐다.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을 발탁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K리그 무대에서 활약 중인 토종 공격수들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서 14골을 터뜨리며 정규리그 득점 1위에 오르는 등 물 오른 기량을 선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허 감독은 "그동안 나를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이 K리그 경기장을 찾아 이동국을 꾸준히 지켜봐왔다"며 "대표팀에서도 꼭 필요한 선수로 성장해주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대표팀 공격수로서 이동국이 갖는 장점에 대해 허 감독은 "위치선정 능력이 한층 좋아졌고 상대 수비라인의 배후로 움직이는 동작도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대 선수의 볼을 빼앗기 위해 태클을 시도하는 등 그동안 기대하기 힘들었던 장면들도 보여줬다"면서 "수비 가담 능력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표팀에 필요한 건 골 결정력인 만큼, 공격력의 업그레이드를 이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 발탁과 관련한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허정무 감독은 "여론의 흐름을 고려해 이동국 차출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오직 대표팀의 공격력 업그레이드에 도움이 될 지의 여부만을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이동국이) 음주파문 등 불미스러운 일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던 것이 대표팀 차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좋지 못한 행동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부분이 이동국을 외면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다"며 "한 번의 실수가 선수의 축구인생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명단에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더 활약 중인 '대표팀 캡틴' 박지성과 최근 볼튼 이적이 확정된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이 제외돼 눈길을 끌었다. 허 감독은 이와 관련해 "이청용은 취업비자 발급 관계로 일정이 맞지 않아 소집하지 않았고, 박지성의 경우는 프리미어리그 스케줄이 빡빡한 데다 소속팀 내 입지를 다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최종예선에 출전한 선수들이 대부분 그대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명단 중 일부에 새로운 이름이 눈에 띄었다.
수비라인에서는 그간 부상으로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던 조용형과 강민수(이상 제주)가 다시 이름을 올렸으며 최종예선 막판 탈락했던 측면수비수 최효진도 모처럼 소집 엔트리에 합류했다. 미드필드진에서는 박지성을 대신해 오장은(울산)이 선발됐고, 부상에서 회복한 김치우(서울)와 염기훈(울산)도 허정무호에 합류했다. 이청용의 대체자로는 부산의 날개 미드필더 이승현이 처음으로 발탁돼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게 됐다.
공격진은 이근호(이와타) 박주영(모나코) 등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기존의 투톱이 모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동국과 신예 조동건(성남)이 합류해 4인 체제로 구성됐다.
한국축구대표팀은 9일 정오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해 12일 열리는 파라과이전에 대비할 예정이다.
◇파라과이전 대표팀 소집 명단(23명)
▲골키퍼(3명)= 이운재(수원)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
▲수비수(8명)= 조용형(제주) 김형일(포항) 강민수(제주) 김동진(제니트) 이정수(교토) 이영표(알힐랄) 오범석(울산) 최효진(포항)
▲미드필더(8명)= 조원희(위건) 기성용(서울) 이강진(울산) 오장은(울산) 김정우(성남) 김치우(서울) 염기훈(울산) 이승현(부산)
▲공격수(4명)= 이근호(이와타) 박주영(모나코) 이동국(전북) 조동건(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