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노컷뉴스 기자
2008.02.15 11:45:46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 17일 중국 충칭에서 스타트
[노컷뉴스 제공] 2005년 8월7일.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2005 동아시아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일본전에서 패하며 본격적으로 경질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2003년 첫 대회에서 우승했던 한국의 2005년 대회 성적은 2무1패, 4개국 중 꼴찌였다. 본프레레 감독은 초라한 성적표 만큼 대회에서 보여준 것이 없었고 결국 대회 종료 후 보름 만에 보따리를 쌌다.
2년 전 축구팬들에게 실망만을 안겼던 동아시아대회가 오는 17일 중국 충칭에서 재개된다. 3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국내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출격에 앞서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수비조직력의 짜임새를 갖추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이 시작된 가운데 팀의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는 것은 물론 지난 2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 더욱이 허 감독은 지난 대회에서 구겨진 자존심의 회복이라는 부담도 안고 있다.
북한, 일본, 중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0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사령탑을 교체, 2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을 향해 이제 막 ‘리빌딩’을 시작한 터라 이번 대회는 팀의 색깔 찾기에 주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얽히고 얽힌 라이벌 관계로 인해 승부 역시 치열할 전망. 7일간의 열전을 통해 한국과 맞붙는 중국, 북한, 일본을 짚어봤다.
◇'30년 공한증 이어간다' 중국전(랭킹 75위, 2월17일 오후4시30분)
허정무호의 첫 상대는 공한증(恐韓症)에 시달리는 중국이다. 중국은 1978년12월17일 방콕아시안게임에서 0-1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30년 동안 26번(11무15패)을 맞붙어 단 한 차례도 한국을 이긴 적이 없다.
특히 취임 6개월째를 맞고 있는 세르비아 출신 페트로비치 감독은 지난 1월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하는 등 1월에 가진 4차례 평가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1승2무1패)를 안았고, 지난 6일 월드컵 예선에서는 이라크와 간신히 1-1로 비겼다. 지도력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인 만큼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본고사 앞서 치르는 최종 모의고사' 북한전(랭킹 120위, 2월20일 오후9시45분)
이번 경기는 모의고사의 성격이 짙다.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C조로 묶인 한국과 북한은 다음달 26일 3차 예선 2차전에서 맞붙는다. 본고사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인 만큼, 양팀 모두 다양한 카드를 시험할 전망이다.
지난 6월 월드컵 예선 1차전에서 요르단을 1-0으로 꺾은 북한은 정예멤버가 출격할 것으로 보이다. 요르단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홍영조의 출전은 확실치 않지만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정대세(가와사키), 양용기(센다이)와 K리거 안영학(수원)이 가세했다.
북한-요르단 전을 직접 관전했던 박태하 코치는 “조직력이 더 좋아졌다”며 북한을 이번 대회 복병으로 꼽고 있다.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점검한다' 일본전(랭킹 35위, 2월23일 오후7시15분)
아시아 대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2000년 이래 상대 전적에서 2승3무3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 역대 전적은 38승19무12패로 한국이 앞선다.
그러나 현재 대등한 전력으로 평가받는 만큼, 한국 축구의 현 주소를 점검해 볼 기회다. 해외파가 빠진 한국과 마차가지로 일본 역시 다카하라 나오히로(우라와), 오쿠보 요시토(우라와) 등 주전선수 일부가 제외, 100% 전력이 아니다.
지난해 말 이비차 오심 감독이 사임하면서 지휘봉을 잡은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세밀한 경기운영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 속에서 대회 첫 우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