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살인마→토크 MC까지…손대면 흥하는 이동욱, '구미호'로 인생캐 또 쓸까

by김보영 기자
2020.10.09 09:55:50

'구미호뎐' 첫화 최고 6.4%…역대 tvN 수목극 2위 기록
세계 최초 남자 구미호로 활약…액션, 로맨스 기대
'도깨비'에 안주하지 않고 다작, 도전…매번 전성기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저승사자, 사이코패스에 이어 세계 최초 남자 구미호까지. 어느 하나 쉽지 않은 ‘하드’한 캐릭터들이지만, 그는 매번 이들을 새로운 눈빛과 연기로 요리해 ‘인생캐’로 끌어올려 놓는다.

(사진=tvN ‘구미호뎐’)
‘구미호뎐’이 기대와 우려 속에서 성공적인 첫 베일을 벗었다. 그 중심을 이끄는 배우 이동욱은 첫회부터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며 이번 작품에서도 ‘흥행 불패’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8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7일 밤 처음 방송된 tvN 새 수목드라마 ‘구미호뎐’(연출 강신효/ 극본 한우리) 1화는 수도권 유료 플랫폼 가구 기준 시청률이 평균 6.5%, 최고 7.2%, 전국 가구 기준으로는 평균 5.8%, 최고 6.4%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 역시 수도권 평균 4.0%, 최고 4.5%, 전국 평균 4.4%, 최고 4.8%를 기록하며 수도권과 전국 모두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tvN 역대 수목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기록 2위에 등극함과 동시에 전체 드라마 수목극 대전 통틀어 1위를 차지하며 ‘이동욱 매직’을 실천했다.

이날 방송은 첫회부터 구미호 이연(이동욱 분)이 괴담 프로그램 PD 남지아(조보아 분)에게 정체를 들키는 스피디한 전개와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999년 여우고개 사고로 부모가 사라지고 홀로 남은 남지아는 21년 뒤 구미호 이연의 정체에 다가서고 있었다. 이후 또 다른 구미호 이랑(김범 분)의 계략으로 여우고개를 찾은 남지아는 여우고개에서 일어난 의문의 버스 사고 속, 사라져버린 이연의 정체를 밝히려는 고군분투로 괴담과 판타지의 환상적인 컬래버를 선사했다.

특히 비주얼부터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이동욱의 열연은 극강의 몰입력을 유발했다. 순정파 남자 구미호 이연을 연기한 이동욱은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인간패치 만렙의 모습부터 “저 인간한테 전해.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라고”라는 남다른 카리스마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입덕 장려 캐릭터의 표본을 보여줬다.

아울러 요괴 여우누이를 제지하는 전직 산신다운 스펙터클하고 화려한 액션 연기, 사람보다 훨씬 빠르고 역동적인 동작 연기가 시선을 압도했다는 평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높은 시청률은 물론 이미지, 연기 변신에 제대로 성공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을 본 누리꾼들은 “‘구미호뎐’ 첫방송을 보기 전에는 ‘도깨비’와 같은 판타지 소재에 ‘도깨비’때처럼 신적인 존재의 역할을 맡아서 이미지가 겹치는 건 아닐까 우려했었는데 완전히 새로운 매력을 느꼈다”, “뱀파이어 같은 남자 구미호 너무 매력적”, “액션연기가 화려하다”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배우 이동욱이 연기한 ‘도깨비’ 저승사자 역 스틸, ‘구미호뎐’ 이연 포스터, ‘구미호뎐’ 스틸컷, ‘타인은 지옥이다’ 서문조 역 스틸.
사실 이동욱이 택한 작품들은 그간 꾸준히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흥행에 성공해왔다. 다만 이는 하루아침에 일궈낸 결과가 아니다.

그는 2005년 ‘마이걸’부터 2008년 ‘달콤한 인생’, 2015년 ‘풍선껌’ 등 작품들을 통해 안정적인 호흡과 케미로 여자주인공을 빛내주는 로맨스물 남자주인공으로서 일찍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른 장르도 꾸준히 문을 두드렸음에도 한동안 ‘로코 드라마 전문 배우’란 대중의 인식에 갇혀 있어야 했다. 그러다 만난 그의 인생 작품이 2017년 tvN 드라마 ‘도깨비’다. 이동욱은 극 중 로맨틱한 저승사자 역을 통해 배우 인생 전성기를 맞이, 완벽한 톱배우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한 다작으로 연기 도전을 거쳤다. 2018년 ‘라이프’로 연기 호평을 받았고, 지난해 OCN 드라마틱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위협하는 사이코패스로 180도 다른 연기를 선보임으로써 두 번째 전성기를 맞았다. 사이코패스 서문조 캐릭터로 ‘직방’ 부동산 광고를 따내는가 하면 배우는 물론 예능인에게도 흔치 않다는 이름을 딴 토크쇼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의 MC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에서 맡은 남자 구미호 ‘이연’ 역은 그에게 매력적인 도전이지만 전작의 업적과 기대를 넘어야 할 산, 부담이기도 하다.

이동욱 역시 지난 7일 열린 ‘구미호뎐’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은 심경을 솔직히 털어놓은 바 있다.

이동욱은 “‘도깨비’란 판타지 드라마를 경험하면서 뭔가를 많이 준비한다고 반드시 되는 건 아님을 깨달았다. 결국 작가님이 만들어주신 세계관 속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가 중요한 것 같아 어느 때보다 대본에 충실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캐스팅 기사가 나고 나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많은 분들께서 잘 어울린다고 응원을 주셔서 큰 힘이 되면서도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며 “도깨비에서 받았던 사랑이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이 크지만 그만큼 새로운 연기로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기 때문이다. 연기와 외모 등 모든 부분에서 새로워지려 노력했다”고도 덧붙였다.

더 많은 회차를 지켜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첫화에서부터 이같은 호평과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결국 안주하지 않으려는 그의 노력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한편 ‘구미호뎐’ 2화는 8일 오후 10시30분에 방송된다.

(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