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김용화 차기작 확신…결국은 좋은 영화인"(인터뷰)
by박미애 기자
2018.08.01 08:25:23
'신과함께-인과 연' 돌아온 하정우
"처음부터 2편보고 결정"
"흥행은 아무도 몰라, 기도하는 마음"
"결국은 좋은 배우 되는 것"
| ‘신과함께-인과 연’에서 삼차사 리더 강림 역을 맡은 하정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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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경쟁이 치열하잖아요. 스트레스도 있지만 배우로서 가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죠.”
하정우가 성수기 단골 배우로 꼽히는데 이 같이 말했다. 여름과 겨울은 극장에 사람이 많은 시기다. 특히 7~8월 여름 두 달간 전체 25%의 관객이 쏠린다. 제작비 큰 영화들이 이 시기에 걸리고 티켓파워 있는 배우들이 이 시기에 관객을 만난다.
하정우는 2015년 ‘암살’(1270만명)을 시작으로 2016년 ‘터널’(712만명) 2017년 ‘신과함께-죄와 벌’(1441만명) ‘1987’(723만명)로 여름과 겨울 시장에서 큰 흥행을 거뒀다. 최근작 ‘신과함께-죄와 벌’은 천만영화에 등극했고, 이 영화의 2편인 ‘신과함께-인과 연’이 1일 개봉한다. 하정우가 원하든 원치 않든 또 한 번 자신의 티켓파워, ‘배우로서 가치를 증명’해야 상황에 놓였다. 1편의 흥행으로 1·2편 제작비를 다 회수했는데도 개봉을 앞두고, 하정우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모양이다. 흥행이 그렇다.
“모든 영화인이 흥행을 바라지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요. 숨 죽이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지내고 있어요. 함부로 말하지 않고 행동도 조심하려고요. 2013년 여름에 제가 ‘군도’(‘군도:민란의 시대’)로 최고의 ‘드롭율’을 겪어봤잖아요. ‘군도’ 때는 (드롭율 때문에)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났어요.”
흥행을 대하는 하정우의 겸손(?)이랄까. 그의 화법은 언제나 유쾌하다. 거리낌 1도 없이 ‘군도’를 소환한 건 그만큼 윤종빈 감독과 막역해서일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과함께-인과 연’은 벌써부터 천만 분위기다. 1편보다 스토리가 더 촘촘해지고 웃음을 툭 터뜨리는 요소도 많아졌다. 하정우는 1편 때부터 2편이 더 기대된다고 말해왔다. 그 결과물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림(배역)이 1편에서 가이드 역할에 머물렀다면 2편에선 이야기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삼차사의 과거가 드러나고, 이야기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강림의 캐릭터가 입체감을 가진 것 같아요. ‘신과함께’는 2편을 보고 긴 여정을 시작한 거나 다름없어요.”
‘긴 여정’은 이 영화가 4시간 40분짜리 방대한 서사를 가지기도 했지만, 5년전 김용화 감독의 전작인 ‘미스터 고’에서 인연이 시작돼서다. ‘미스터 고’는 크리처 무비의 가능성을 연 영화지만 좋은 스코어를 거두지 못했다.
“‘미스터 고’ 개봉 2주차 때였을 거예요. 저도 ‘군도’와 ‘허삼관’을 해봤으니까 어쩐지 감독님의 마음을 알 것 같더라고요. 그때 감독님한테 ‘미스터 고’ 다음 작품은 역할에 상관없이 무조건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미스터 고’가 터닝포인트가 돼서 다음 작품이 잘 되리란 확신했거든요. 그 작품이 ‘신과함께’였어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작품이라 좀 놀랐지만.”(웃음)
‘신과함께’는 유난히 대화가 많았던 작업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와 연기해야 하는 장르적 이유도 있었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에 중심과 균형이 요구됐다. 감독과 배우들의 호흡이 중요했고 대부분 대화로 조율해야 했다. ‘허삼관’ ‘롤러코스터’ 등 연출 경험이 이번 현장에 큰 도움이 됐다. 이는 다음 감독작에도 동기부여가 될 터다.
“다음 작품은 언론사를 배경으로 한 케이퍼 무비인데 시나리오 초고가 곧 나와요. 이것을 하기로 결정하면 내후년 정도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아요. 감독작은 롱텀으로 차근차근 준비하려고요.”
연출도 연출이지만 ‘클로젯’ ‘백두산’ ‘보스턴1947’ 등 연기해야 할 작품이 여럿이다. 당분간 그의 열일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 행보의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했다.
“결국은 좋은 영화인이 되는 거죠. 한국 영화, 한국 영화인을 정말 좋아합니다. 거기에서 자랐고 거기에서 배웠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영화가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신과함께’도 마찬가지고요. 우리나라 영화가 아시아와 세계 영화의 중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거기에 한 몫 할 수 있는 영화인이 되는 게 제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