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JTBC 국장 "범죄 치우친 탐사 프로는 '방송의 적'"(인터뷰)

by이정현 기자
2016.08.02 07:00:00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규연 JTBC보도국 탐사 기획국장 인터뷰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일주일에 하루도 못 쉬는 강행군이 이어지지만 ‘프로그램 참 좋다’는 평가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규연 종합편성채널 JTBC 탐사기획국장이 ‘소재주의’에 빠지고 있는 탐사프로그램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29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탐사기획 프로그램은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지향하고 대중이 미처 알지 못했던 지점을 조명해야 한다”며 “‘스포트라이트’가 우리 사회를 조금이나마 진전할 수 있게 한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규연 국장은 탐사기획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잘못된 점을 폭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일부일 뿐이며 공공 저널리즘으로서 우리 사회 발전에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탐사기획프로그램이 범죄 등 자극적인 소재에 함몰되는 것은 경계했다. 재연프로그램처럼 만드는 것은 시청률을 높이는 쉬운 방법인 동시에 말초적인 ‘방송의 적’이라고 했다.

이규연 국장은 기자이자 학자다. 1988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2005년부터 탐사기획에디터로서 현장을 누볐다. 2011년 JTBC 초대 보도국장으로 취임했으며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거쳐 JTBC 탐사기획국 국장까지 왔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그가 취임한 후 “신문의 깊이와 방송의 전달성을 겸비한 탐사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목표 아래 만들었다.

이 국장이 총괄하고 출연까지 겸하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5월 15일부터 3주간 방송한 가습기 문제 관련 3부작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이 됐다. 심층 취재와 여러 각도의 분석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문제의 심각성과 원인 등을 설득력있게 전달했다. 특히 방통위는 국회의원 설문조사 등을 통해 화학물질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일명 화평범(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하는 등 대안까지 제시한 점을 주목했다. 지난해 10월 방송한 탈북 청소년의 이야기를 취재한 ‘엄마 찾아 사선을 뚫다’ 편 이후 두 번째다.



이규연 국장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잠정 피해자만 1500여 명이 넘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악의 참사”라며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모두가 침묵했다. 김영삼 대통령 이후 모든 정부가 연관되어있기에 여권이나 야권,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JTBC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3부작 제작을 위해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전력의 50%를 한꺼번에 투입해 8주간 취재했다. 방송 보도프로그램이나 신문에서 비추지 못하는 면을 살피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반대의견도 있었다.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장기간 하나의 소재에 매달리면 오히려 시청자가 흥미를 잃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 국장은 “신문기자 시절 체득한 심층보도에 방송의 스토리가 결합하니 시너지가 생겼다”고 해답을 내놨다.

그는 탐사기획프로그램의 마지막 기능으로 ‘기억’을 꼽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취재하고 보도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분노하고 있으며 재발을 막기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을 전할 필요성이 있다. 방송이 나간 후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계속 주시하고 기억할 것이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규연 JTBC보도국 탐사 기획국장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