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정수빈·김연훈...주전 뛰어넘는 똘똘한 백업요원

by이석무 기자
2010.07.20 10:28:46

▲ 차우찬, 정수빈, 김연훈. 사진=삼성·두산·SK 구단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올시즌 프로야구는 백업요원의 활약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올시즌 상위권을 유지하는 팀들을 보면 하나같이 '똘똘한' 백업요원의 덕을 보고 있다.

대표적인 팀이 바로 삼성이다. 삼성은 에이스 윤성환과 마무리 오승환, 중간계투진의 권오준이 한꺼번에 부상을 당하면서 마운드 사정이 말이 아니었다. 타선 역시 유격수 박진만과 외야수 강봉규 등이 컨디션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5월까지만 해도 4위자리를 담보할 수 없었던 것이 삼성의 사정이었다.

하지만 주전들이 빠진 빈 자리를 백업요원들이 완벽하게 메우면서 삼성은 더욱 강해졌다. 마운드에선 차우찬과 이우선이 선발진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특히 차우찬은 최근 4차례 선발등판에서 3승을 챙겼을 뿐만 아니라 지난 18일 LG전에선 데뷔 첫 완봉승까지 거뒀다.

타선에서도 조동찬, 조영훈, 오정복 등 젊은 타자들이 빠르고 활기찬 야구를 이끌면서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3할대 타율을 이어가고 있는 조동찬은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고 오정복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화수분 야구' 두산 역시 백업 요원들의 덕을 톡톡히 보는 팀이다. 특히 고졸 2년차 정수빈의 활약은 놀랍기만 하다.



올시즌 35경기에서 타율 3할2푼7리를 기록 중인 정수빈은 얼마전까지도 대주자나 대수비 정도로 기용됐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LG와의 경기에서 주전 중견수 이종욱이 오른쪽 발목을 다쳐 빠지자 그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전에선 홈런과 2타점 3루타를 치는 기염을 토했다.

정수빈은 지난 해에도 이종욱이 턱 골절을 당했을 때도 대신 주전 중견수로 나선 바 있다. 시범경기 때 쇄골이 부러지는 불운을 겪기도 했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는 언제 아팠냐는 듯 펄펄 날고 있다.

선두 독주 중인 SK도 백업요원들이 강한 팀이다. 주전 유격수 나주환이 어깨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가 있는 상황에서 김연훈, 최윤석 등 무명선수들이 안정된 수비로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주로 대수비 요원으로 활약했던 김연훈은 최근 4경기 연속안타를 치면서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반면 16연패를 끊은 뒤 다시 4연패 늪에 빠진 KIA는 부실한 백업자원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상현, 윤석민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하다보니 연패의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KIA로선 지난 해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전력 보강에 등안시 한 것이 올시즌 추락의 큰 원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과 KIA의 경우를 대조해보면 백업요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