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년 만에 월드시리즈서 만나는 다저스-보스턴 관전포인트

by이석무 기자
2018.10.23 07:50:52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사진=AFPBBnews
보스턴 레드삭스 크리스 세일.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맞붙는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미국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는 대도시의 명문팀 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미국 내에서도 큰 화제다.

국내 팬들 입장에선 다저스의 류현진이 한국인 선수로는 사상 처음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에 나설 것이 확실시돼 더욱 기대감이 높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4선승제로 펼쳐질 이번 월드시리즈의 다양한 관전포인트를 소개한다.

▲102년 만의 다시 만나는 역사적인 대결

다저스의 연고지인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의 연고지인 보스턴은 각종 프로스포츠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숱하게 경쟁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경우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NBA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려 12번이나 대결한 단골손님이었다.

반면 월드시리즈에선 두 팀이 그다지 인연이 없었다. 다저스와 보스턴이 월드시리즈를 펼친 것은 1916년이 유일하다. 당시는 보스턴이 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로빈스를 4승 1패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보스턴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업했던 ‘전설’ 베이브 루스(보스턴)는 2차전 선발로 나와 14이닝을 완투하며 6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1회에만 1점을 주고 나머지 13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루스는 보스턴에서 94승을 올린 뒤 1920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뒤 타자에만 전념해 통산 714홈런을 때리는 대타자가 됐다.

루스가 팀을 떠난 뒤 지독한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렸던 보스턴은 2004년 저주를 끊고 8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2007년과 2013년에도 정상에 오르며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이번에 5년 만이자 통산 9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다저스는 1988년 이래 30년 만이자 통산 7번째 우승 반지를 노린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승4패로 패한 아쉬움을 올해는 씻어낸다는 각오다.

▲커쇼 vs 세일, ML 최고의 좌완투수는?

이번 월드시리즈는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0) 대 보스턴의 에이스 크리스 세일(29)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끈다. 현존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최고의 좌완 에이스로 인정받는 두 투수는 1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커쇼는 이번 시즌 허리 부상 여파로 빠른 공 구속이 크게 저하됐다. 예전같이 불같은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대신 주무기인 슬라이더, 커브, 커터 등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를 요리한다. 여전히 살아 있는 정교한 제구력은 커쇼의 가장 큰 무기다.

커쇼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에서 3이닝 6피안타 5실점(4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5차전에선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마지막 7차전에선 9회 마무리투수로 나와 1이닝을 완벽하게 막고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7차전에 공 15개를 던지는 등 체력적인 부분이 다소 걸리는 부분. 그렇다 해도 커쇼가 지키는 다저스 마운드는 강력한 보스턴 타선이라도 공략하기 쉽지 않다.

다저스에 커쇼가 있다면 보스턴에는 세일이 있다. 세일은 2012년부터 7년 연속 두 자리 수 승수를 거두고 있다. 올 시즌은 커쇼와 마찬가지로 부상(왼쪽 어깨 염증) 때문에 고생했지만 그럼에도 12승4패 평균자책점 2.11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세일도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구속 저하가 눈에 띄고 긴 이닝을 던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월드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다. 일찌감치 1차전에 대비해 몸을 만들고 준비한 상태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아라’ 감독 지략 대결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46) 감독과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43) 감독은 공교롭게도 상대 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공통점이 있다.

로버츠 감독은 보스턴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더 스틸’(The Steal·바로 그 도루)의 주인공이다. 보스턴이 ‘밤비노의 저주’에서 86년 만에 탈출하는데 있오 기적의 시작이 바로 로버츠 감독의 도루였다.

로버츠 감독은 2004년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3-4로 뒤진 9회말 대주자로 1루에 나간 뒤 동점의 발판이 되는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전까지 3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보스턴은 결국 연장 12회 접전 끝에 데이비드 오티스의 끝내기 2점 홈런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후 거짓말처럼 3경기를 내리 이겨 기적 같은 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보스턴은 그 여세를 몰아 월드시리즈에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누르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지금도 보스턴 경기 중계 때면 당시 로버츠 감독의 ‘더 스틸’이 자료화면으로 자주 등장한다.

올해 처음 보스턴 사령탑에 부임한 알렉스 코라 감독은 선수들과의 뛰어난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부임 첫해 시즌 최다승(108승)을 수확하고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코라 감독은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4년간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했다. 주로 수비 전문 선수로 활약하며 여러 팀을 떠돌았다.

그의 전성기는 다저스에서 뛰었던 초창기였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