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민 "일곱살 연기, 도전이었다"(인터뷰)
by김영환 기자
2012.05.02 10:32:19
 | ▲ 백종민 |
|
[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배우 백종민은 1986년생, 우리 나이로 스물 일곱이다. 그런 그가 20년을 거슬러 7살로 돌아갔다. 7살 지능을 가진 스물 일곱 청년은 "고민을 많이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백종민은 SBS 일일드라마 `내딸 꽃님이`에서 사고로 7살 지능이 돼 버린 구준혁 역을 맡았다. 외국 명문대 입학 허가까지 받은 똑똑한 청년이었지만 교통사고로 뇌를 다친 여파로 아이가 됐다.
최근 서울 여의도동 이데일리 사옥에서 만난 백종민은 "출연하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 도전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사실 그간 제가 어려보이는 이미지여서 더 걱정이 됐어요. 7살 연기를 하고나면 더 어려보이지 않을까 싶은 걱정을 많이 했었죠. 그런데 드라마를 하면서 성격이 좀 좋아진 것 같아요. 7살 애들이 생각이 단순하고 밝고 하다보니 정서도 조금씩 그런 쪽으로 따라가는 것 같아요."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연기 외적으로도 도움이 된 것은 물론 평가도 좋았다. 백종민은 "제 스스로는 잘했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좋은 평을 들어서 뿌듯하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런 분들을 치료하시는 분들이 행동거지가 비슷하다고 말씀을 하세요. 제 이름도 모르시고 구준혁 역할 맡은 배우가 7살 정신연령을 연기하는데 실제로 뇌가 다쳐서 그렇게 된 사람과 매우 비슷하다고요. 이런 역할은 책임감이 커요. 잘못 연기하면 오해를 낳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평을 들으면 뿌듯하죠."
가장 노력을 한 부분은 시청자의 거부감이었다. 스무살이 훨씬 넘은 배우가 어린아이의 모습을 그린다는 게 극 전체에 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그랬어요, 저랬어요` 쓰는 말투에 거부감을 느끼실까봐 걱정을 많이 했죠. 이 캐릭터로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은 귀여움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중점을 뒀어요. 저보다 8살이나 어린 (진)세연이가 저보고 귀엽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도움을 준 건 7살 아이들이었다. 비슷한 역할을 했던 선배 배우도 많았지만 백종민은 주위의 어린 아이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근처 어린이집에 가서 이 나이 또래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유심히 지켜봤어요. 조카랑 놀아주면서 힌트를 얻기도 했고요. 7살 아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있었는데 역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백종민은 구준혁 역을 통해 내심 상도 기대했다. 물론 상을 위해 연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데뷔 9년차 동안 아직 이렇다 할 상을 받지 못한 아쉬움도 컸다.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내딸 꽃님이`가 끝나고 연말까지 시간이 있으니 다른 작품으로도 도전해보겠죠. 아울러 일도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