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석]김병지, '김치곤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어 행복했다'

by김성준 기자
2007.05.17 14:22:27

▲ 김병지 [뉴시스]

[이데일리 SPN 김성준 명예기자] FC 서울이 삼성 하우젠컵 대회 4강 직행을 확정한 16일 대전전(1-0승)에서 MVP는 GK 김병지(37)였다.

결승골을 넣은 김은중과 현란한 개인기에 이은 송곳같은 패스로 김은중의 골을 도운 이청용의 플레이도 돋보였지만 전반 43분 대전의 골게터 데닐손의 페널티킥을 막은 김병지의 선방이 없었으면 FC 서울은 이날도 승리의 단맛을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김병지는 이청용의 퇴장으로 숫적 열세에 처한 경기 막판에도 온몸을 날려 대전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5경기 연속 무승의 사슬을 끊고 라커룸으로 향하던 김병지는 “뜻하지 않은 실수로 페널티킥 상황을 내준 김치곤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라커룸앞에서 김병지를 잠깐 만났다.


▲최종 목표는 지난 해와 같이 우승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 조 1위로 잘 통과하게 돼 기쁘고 남은 경기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FC 서울 팬들을 즐겁게 하고 싶다.



▲골키퍼는 팀의 마지막 보루라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때는 1-0으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동료들이 또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비가 와서 공이 미끄러웠다. 설사 공이 몸에 맞더라도 미끄러져 실점할 위험이 있어 막기가 쉽지 않을 걸로 생각했지만 다행히 공이 한가운데로 날아와 막아 낼 수 있었다. 페널티킥 위기를 벗어난 순간 본의 아니게 실수했던 김치곤에게 편안한 마음을 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또 GK의 역할을 다 한 것 같아 기쁘다.



▲일급비밀이라 모든 것을 공개할 순 없다.(웃음) 다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선수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철저히 지켰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후배 선수들이 따라야 할 본보기를 말할때 ‘김병지 선배’를 꼽을 수 있도록 하는게 개인적인 목표다.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려 관중들이 별로 없을 거라 예상했지만,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 주셔서 너무나 고마웠다. 다행히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가실 수 있게 승리로 보답해 선수로서 뿌듯하다.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할 것이다. 팀의 목표인 컵 대회에서 우승한 뒤 그 기세를 몰아 정규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 간의 호흡과 팀 분위기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