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페더러, 은퇴 선언…그랜드슬램 최초 20회 달성
by주미희 기자
2022.09.16 08:53:16
페더러, 다음주 레이버컵 끝으로 은퇴
최초로 메이저 단식 20회 우승한 '테니스 황제'
"지난 3년간 부상과 수술 등으로 어려움 겪어"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가 다음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레이버컵을 끝으로 프로테니스협회(ATP) 대회와 그랜드슬램에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페더러는 15일(한국시간) 본인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헤 “41살, 24년 여 동안 1500회가 넘는 경기를 치렀다. 테니스는 내가 꿈으로 바랐던 것 이상으로 나를 관대하고 후하게 대접했다. 이제 경력을 마무리할 시점임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적었다.
페더러는 남자 단식에서 그랜드슬램 20회 달성의 역사를 처음으로 쓴 선수다. 그러나 2019년부터 부상이 이어지면서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했다. 지난해 윔블던 4강전 패배 후 그랜드슬램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랜드슬램은 ATP 대회 중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US오픈, 윔블던 등 4대 메이저 대회 승리를 일컫는다.
페더러는 2003년에 첫 그랜드슬램 단식 타이틀을 따낸 뒤 2018년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 20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중 윔블던 8회 우승은 아직도 깨지지 않은 대기록이다. ATP 대회에서는 총 103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많은 분이 알고 있듯 지난 3년간 부상과 수술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경쟁력을 온전히 갖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 몸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테니스를 하겠지만 그랜드슬램이나 투어에서는 경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페더러는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무릎 부상 등의 이유로 1년 넘게 공식 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올해 7월 윔블던 센터코트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한 번 더 윔블던에서 뛸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의지를 보이는 듯했으나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최근 1년 반 사이에 무릎 수술을 3번이나 받으며 재활을 반복해 왔다.
페더러의 은퇴로 라파엘 나달(36·스페인)과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가 당분간 남자 테니스를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
나달은 페더러의 뒤를 이어 2020년에 그랜드슬램 20회를 달성했고,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연달아 우승해 총 22회로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올해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페더러보다 한 개 더 많은 그랜드슬램 타이틀 21개를 갖고 있다.
지난달 여자 테니스의 최고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41·미국)가 은퇴한 데 이어 페더러까지 은퇴를 선언하면서 테니스 계는 갑작스럽게 두 명의 슈퍼스타를 떠나보내게 됐다. 윌리엄스는 여자 단식 그랜드슬램 23회를 차지하며 여자 테니스에서 가장 많은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