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앞둔 '아재 파이터' 최무배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by이석무 기자
2018.08.08 08:43:00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선수로 맹활약 중인 ‘아재 파이터’ 최무배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재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아재 파이터’ 최무배(48·최무배짐)가 도전을 이어간다.

최무배는 18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개최되는 XIAOMI ROAD FC 049 IN PARADISE에 출전한다. 2017년 8월 이후 약 1년 만에 복귀다. MMA 커리어 통산 20번째 경기로 ‘달라진 모습’도 예고하고 있어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무배’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 ‘레슬링’이다. 격투기를 하기 전 최무배는 아마추어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국가대표였다. 1990년 아시아 선수권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00kg급 동메달을 따냈다. 같은 해 북경 아시안게임에서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00kg급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최무배가 격투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건강 때문이다. 1998년 최무배는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쳤다. ‘대퇴부 분쇄골절’로 11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의사가 우려할 정도로 몸 상태는 심각했다. 기적적으로 조금씩 회복한 그는 건강해지기 위해 격투기를 시작했다.

격투기를 시작할 당시엔 최무배는 정식 프로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인생을 바꿀 터닝 포인트가 찾아오며 프로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2003년 최무배는 프라이드의 행사 현장에 초대 받았다. 당시 프라이드는 관중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현직 선수들의 기술을 관중들이 체험하는 것이었다.

최무배는 이벤트에서 ‘격투황제’ 예멜리야넨코 효도르와 만났고 그와 대등하게 맞서면서 단숨에 주목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식으로 선수로 데뷔할 기회까지 얻게 됐다. 격투기 인생의 시발점이다.

선수 생활 시작부터 최무배는 대단했다. 2004년 2월 15일 이마무라 유스케와 프라이드 데뷔전을 치러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승리했다. 야마모토 요시히사, 소아 파렐레이, 파울로 세자르 실바도 연이어 격파하며 프라이드에서 4연승을 질주했다. 글래디에이터에서의 경기까지 합치면 5연승을 거둘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연승 중 최무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경기를 만들어냈다. 바로 소아 파렐레이와의 대결. 최무배는 수없이 많은 타격을 허용하면서도 포기 하지 않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최무배는 “인간의 정신력, 목표 의식을 향해가는 사람의 열정을 생각하면, 내가 다시 봐도 감동 받아서 눈물이 났다. 200대 이상의 펀치를 맞고도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났다”며 “경기 진행 측에서 기권하라고 했는데 코너에 있던 미노와라는 일본 선수가 ‘선수가 포기 안 했는데 경기를 중지할 수 없다’고 고집 부려서 2라운드 10초 남기고 역전승했다”고 말했다.



이후 최무배는 K-1, 판크라스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약한 뒤 2015년, ROAD FC와 계약하며 ROAD FC에서만 격투기 선수로서 케이지에 오르고 있다.

최무배는 ‘도전’이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강자에게 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마이티 모와의 대결이 좋은 예다.

최무배는 마이티 모와 1차전에서 1라운드 37초 만에 쓰러졌다. 맷집 좋기로 유명한 최무배의 명성과 다른 결과였다. 1차전이 끝난 뒤 최무배는 모두의 만류에도 2차전을 원했다. 또 다시 패한다면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깎는 일이었다.

그래도 최무배는 “지면 두 배로 부끄러울 거고, 이기면 좋은 그림이 될 것 같다. 이 도전은 이제 사람으로서 더 늙기 전에 부끄러울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도전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재도전했다.

결과적으로 최무배는 마이티 모와의 2차전 역시 패했다. 마이티 모의 펀치에 대비해 거리 조절을 하며 기회를 노렸지만,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가장 최근 경기인 제이크 휸과의 대결에서도 판정으로 패했다.

최무배가 마지막 3경기 동안 받아든 성적표는 3연패다. 나이와 성적을 놓고 보면 은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럼에도 최무배는 여전히 경기 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계속 경기에 나서며 도전하고 싶어 한다. 도전이 자신만을 위한 도전이 아니라는 것이 최무배의 설명이다.

최무배는 “나이 많은 아저씨들은 살면서 익숙하고, 안전하고, 편한 것을 추구한다. 그게 내 또래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나는 사는 건 한번 뿐이니까 매 순간이 즐겁고, 신나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며 “결과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과정에 성실하고 있는 중이라 그 자체에서 만족감이 크다. 모든 아재나 할배, 할매들에게 나의 계속되는 도전들이 조금의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무배는 다시 도전에 나선다. 그동안 주짓수 대회에 출전하는 등 여러 도전을 해온 최무배가 오랜만에 케이지에 선다. 18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열리는 XIAOMI ROAD FC 049 IN PARADISE다. 최무배는 중국의 마안딩과 무제한급으로 대결한다.

최무배는 “조금씩 복싱에 대해 깨닫고 있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