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혁 "10년간 한 우물 팠더니 '문지상' 됐더라"(인터뷰)
by박미애 기자
2014.10.14 09:04:34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해결사는 그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역대급 악녀’라 평가받는 연민정(이유리 분)의 천적이자 장보리(오연서 분)의 조력자인 문지상, 배우 성혁 말이다. 문지상의 활약이 어찌나 대단한지, 성혁은 자신의 이름보다 문지상이란 배역명으로 더 유명하다. ‘갓(GOD)지상’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성혁은 최근 이데일리 스타in과 만남에서 “갓지상이라는 별명도 생기고, 작품 덕에 어디를 가든 알아봐 주신다”며 대중의 관심이 아직은 낯선 듯 얼떨떨해 했다.
성혁이 데뷔 10년 만에 떴다. 시청률 30%를 훌쩍 넘어서며 인기 속에 방송된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통해서다. ‘왔다 장보리’는 12일 마지막 회에서 연민정이 그간의 잘못을 참회하고 장보리가 용서하며 권선징악의 결말을 맺었다. 억지 요소와 설정 등으로 막장 논란을 피하지 못했지만 재미가 논란을 넘어서며 시청률 40%를 넘보기도 했다. ‘왔다 장보리’는 두 남녀 주인공 외에도 ‘왔다 연민정’ ‘왔다 문지상’이라 불릴 만큼 이유리, 성혁 등이 주목을 받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성혁은 극중 연민정의 전 연인이자 연민정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겨누는 문지상 캐릭터로 이유리와 호흡을 맞췄다. 연민정의 악행을 폭로하고 응징, 안방극장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문지상이 연민정 때문에 사고를 당했을 때에는 시청자들은 ‘문지상을 죽이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제작진을 협박(?)할 정도였다. 마지막 방송에서 문지상은 연민정과 닮은 민소희라는 여성과 새로운 사랑을 기대케 했다. 성혁은 ‘왔다 장보리’를 통해 문지상을 만난 덕에 오랜 무명의 설움을 벗었다.
“많은 분이 그렇듯 저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죠. 스무 살 때부터 연기를 했는데 그 전엔 음반 준비를 하기도 했고, 초창기엔 연기가 너무 안 되니까 혼도 많이 났었어요. 연기가 안 되니까 답답한 마음에 울기도 했었고, 그만둬야 하나란 생각도 했었어요.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접근방식을 알기까지 10년은 걸린 것 같아요.”
많은 배우 지망생들이 현실적인 이유와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꿈을 접을 때 성혁은 묵묵히 한 우물만 팠다. 중학교 때 부친을 사고로 여의고 집안의 형편도 넉넉지는 않았지만 ‘연기가 너무너무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과, ‘이젠 그만해야 되나보다’ 싶었을 때 마음을 붙들게 한 연극 덕에 꿈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런 시간 끝에 문지상과 인연이 닿았다. 성혁이 문지상으로 빛날 수 있었던 데에는 연민정의 공이 적지 않다. 연민정이 사악하면 할수록 그녀를 궁지로 몰아넣는 문지상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다. 성혁은 이유리에 공을 돌렸다.
“(이)유리 누나가 문지상을 잘 받쳐줬어요. 그래서 문지상과 연민정이 격한 감정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신들이 부각될 수 있었죠. 누나는 신인 같은 자세로 정말 열심히 해요. 지켜보고 있으면 어떨 때는 짜증이 날 정도예요. 그러니까 상대방도 열심히 안할 수가 없어요. 누나 덕에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죠.”
인기를 실감케 하듯, 성혁은 곧 내년 1월부터 방송되는 KBS1 일일 연속극 ‘당신만이 내 사랑’의 촬영 준비에 들어간다. 시청률 보증수표나 다름없는 KBS1 일일 연속극에 주인공을 맡게 됐다.
“문지상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그렇지만 ‘왔다 장보리’가 제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된 것은 분명하죠.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목표가 ‘성공하겠다’가 아니라 ‘배우가 되겠다’였는데 그 마음 잃지 않고 다음 작품, 그 다음다음 작품도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