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장기매매의 윤리적 문제가 화두"
by고규대 기자
2012.09.12 10:14:24
| 영화 ‘공모자들’의 김홍선 감독.(사진=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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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영화가 ‘아주 세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어떤 여성 관객은 토한 적도 있다고요.”
직설적인 화법과 날 것 같은 영상으로 주목받는 감독이 있다. 영화 ‘공모자들’의 김홍선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김 감독은 TV 드라마 출신이 영화감독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을 딛고 흥행몰이에 나섰다.
“드라마에서 하지 못했던, 할 수 없었던 작업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빠듯한 예산 때문에 원하는 대로 하지는 못했죠. 그래도 CG 등 후반작업을 통해 하나씩 만들어가는 게 즐거웠어요.”
‘공모자들’은 장기밀매업자 출신의 영규(임창정)와 아내를 납치당한 상호(최다니엘) 그리고 이식할 장기가 급한 유리(조윤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공모자들’에 참여한 스태프는, 이 영화가 완성되는 데 김홍선 감독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빠듯한 제작 일정과 넉넉지 않은 예산 때문에 애를 먹었다. 우연히 발견한 영화 시나리오는 그의 생각과 고민이 담긴 메모가 가득 적혀 있었다.
“어떻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촬영 내내 고민했죠. 순간이 기적 같아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하는 것은 영화 흥행의 기쁨을 꿈꿀 시간도 없었어요. 한 가지 분명했던 건, 이 영화는 무조건 된다는 믿음이었죠.”
김홍선 감독의 원래 꿈은 다큐멘터리 PD였다. 어릴 적 총에 맞아 죽으면서도 카메라 셔터를 누른 한 종군기자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생긴 꿈이었다. 김 감독은 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영화를 전공한 후 지난 2006년부터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 ‘스타일’ ‘대물’ 등의 드라마 조감독으로 일했다.
| ‘공모자들’의 김홍선 감독은 “극장 상영판에 비해 초기 편집판은 5배나 10배 정도로 더 직설적이고 자극적이었다”고 말했다.(사진=한대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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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르포 기사를 보고 시나리오를 쓰게 됏어요. 한 신혼부부가 장기밀매조직에 납치됐다는 이야기였죠. 후에 윤리학자, 변호사, 의사 등이 장기매매의 활성화에 대한 토론을 하는 것을 보고 윤리적인 문제를 다뤄보고 싶었어요.”
‘공모자들’은 영화의 소재만큼이나 화면도 묵직하다. 성적 비하, 욕설 등 대사뿐 아니라 가공하지 않은 현실과 같은 액션 장면도 눈에 띈다. 영화 촬영을 끝내고 제작진의 오랜 설득을 받아들인 후에야 잔인하고 야한 내용을 담은 10여 분 분량의 화면을 삭제했다.
김홍선 감독의 실제 삶은 영화와 딴판이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고, 말투는 유쾌하다. 스스로 “생선회 같은 리얼한 화면을 선호할 뿐”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홍선 감독은 “영화의 매력에 빠졌다”면서 “다음 작품으로 성을 소재로 한 스릴러를 기획 중”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