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 영화 리뷰] 반갑다, 스릴러로 돌아온 원조 '엑스파일'

by유숙 기자
2008.08.08 09:27:22

▲ 영화 '엑스파일'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KBS 2TV로 채널을 고정하고 잠 못 이룬 기억이 있다면? 당신도 극장판으로 돌아온 미드(미국드라마) 열풍의 원조 ‘엑스파일’이 반가울 것이다.

‘엑스파일’은 1993년부터 폭스TV에서 방영된 인기 TV시리즈. 오는 14일 개봉되는 ‘엑스파일: 나는 믿고 싶다’(이하 ‘엑스파일’)는 시리즈의 두 번째 극장판이다.

이번 영화 ‘엑스파일’은 10년 전 개봉된 첫 번째 극장판 '엑스파일: 미래와의 전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첫 번째 극장판이 액션 블록버스터의 느낌이 컸다면 이번 영화는 스릴러에 가깝다. 때문에 원작 드라마의 긴장감을 사랑했던 팬들이라면 첫 번째보다는 이번 ‘엑스파일’을 훨씬 반가워할 것으로 보인다.

‘엑스파일’은 이번 영화에서도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다. 사라진 FBI 요원을 찾기 위해 FBI는 다시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 분)와 스컬리(질리언 앤더슨 분) 요원을 부른다. 그들이 의존해야 하는 유일한 단서는 소년 성범죄를 저지른 성직자에게 보이는 환영뿐이다.
▲ 영화 '엑스파일'

지난 시리즈들에서 보여줬던 대로 멀더는 직감적으로 이상한 성직자의 말을 믿고 사건을 추적해가지만 스컬리는 이성에 충실해 사건과 관련한 환영이 보인다는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멀더와 스컬리는 이처럼 정반대의 성향을 지녔으나 각자의 트라우마와 서로에 대한 신뢰로 결국 사건의 중심을 향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영화는 성직자가 ‘환영’을 보고 단서를 찾아가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를 보여주지만 외계에서 온 생명체들에 대한 ‘엑스파일스러운’ 이야기를 배제하면서 훨씬 대중적으로 다가선다.



하지만 영화는 ‘엑스파일’ 시리즈가 보여준 미덕도 잃지 않는다. ‘엑스파일’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크리스 카터와 다시 뭉친 ‘원조’ 제작진은 극장판 ‘엑스파일’을 흔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닌 드라마에서 한 단계 진화한 스릴러 영화로 만들었다. 스케일이 큰 액션 블록버스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긴장감을 주며 첫 번째 극장판을 보고 실망했던 옛 ‘엑스파일’ 시리즈의 팬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다.
▲ 영화 '엑스파일'


‘엑스파일’ 시리즈를 보면서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았던 멀더와 스컬리의 아슬아슬한 멜로 라인을 마음 졸이며 지켜봐왔던 팬들을 위한 약간의 보너스도 있다. 시즌 6에서 과거로 돌아간 멀더가 그 시대의 스컬리를 닮은 여인과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한 차례 나오기는 했지만 실제 현재의 스컬리와 멀더의 애정신은 시리즈 내에서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극장판에서는 ‘스컬리-멀더 라인’을 고대했던 관객들을 설레게 할 장면과 대사가 등장한다.

귀에 익숙한 ‘엑스파일’의 시그널 음악은 영화에서 세 번 정도 흐르며 각각 다른 느낌을 준다. 영화가 시작할 때 흘러나오는 시그널 음악은 반가움과 묘한 흥분감을, 엔딩 크레디트 때의 등장은 ‘엑스파일’이 돌아온 것에 대한 만족감을, 상영 도중 절묘한 상황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는 제작진의 재치까지 느끼게 한다.

‘엑스파일’은 14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