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잠식한 블록버스터, '먹고 먹히는' 그들만의 전쟁

by유숙 기자
2008.05.28 11:07:24

▲ 올해 첫 블록버스터 '아이언맨'과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인디아나존스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지난 주말 국내 극장가는 ‘잠식당했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90%가 넘는 관객을 넘겨줘야 했다.

주말 박스오피스(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1위부터 3위까지는 모두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세 편의 점유율은 총 90.8%였다.

하지만 이들 간에도 서로 먹고 먹히는, 물고 물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90.8%의 점유율 중 1위인 ‘인디아나 존스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하 ‘인디아나 존스4’)의 점유율은 66.6%로 2/3가 넘는다. 2위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이하 ‘나니아 연대기2’)와 3위 ‘아이언맨’이 각각 14.3%, 9.9%를 차지하고 있다.

4월30일 개봉된 ‘아이언맨’은 개봉 첫 주말 약 67만 명의 관객을 모았고 9일 만에 200만, 13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비슷한 시기 상영된 다른 영화들을 무력화시켰다. ‘아이언맨’은 또 다른 블록버스터 ‘스피드 레이서’가 개봉하며 관객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스피드 레이서’까지 제물로 삼으며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이언맨’은 ‘나니아 연대기2’가 개봉되면서 주말 관객이 절반가량 줄었다. ‘나니아 연대기2’는 ‘아이언맨’의 인기를 이어 받아 개봉 첫 주말 ‘당연하게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스피드 레이서’ 역시 ‘나니아 연대기2’의 출현으로 개봉 2주차 주말 1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블록버스터답지 않은’ 성적을 보였다.

이 모든 영화들을 잠재운 것은 19년 만에 돌아온 ‘인디아나 존스4’. ‘인디아나 존스4’는 첫 주부터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는 물론 같은 나라 출신의 타 블록버스터들도 모두 밀어냈다.

‘아이언맨’은 최근 개봉 26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300만 명까지 13일이 걸린데 비해 그에 100만 명을 추가하는데 또 13일의 시간이 걸려 확실히 뒷심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나니아 연대기2’ 역시 주말 성적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그렇지만 ‘인디아나 존스4’도 방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애니메이션계의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쿵푸팬더’를 시작으로 ‘인크레더블 헐크’, ‘원티드’, ‘핸콕’ 등 화려한 볼거리를 앞세운 다양한 블록버스터들이 연이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먹고 먹히는 게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철중: 공공의 적1-1’, ‘크로싱’,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님은 먼곳에’ 등 화제작들이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살려줄 수 있을지 한국영화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