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엄마' 하희라 vs '맹부' 조재현 심층 비교

by윤경철 기자
2007.06.28 11:53:51

▲ 조재현 하희라


[이데일리 SPN 윤경철기자]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의 하희라는 2004년 개봉한 영화 ‘맹부삼천지교’(감독 김지영)의 주인공 조재현과 닮은꼴이다.
 
자식을 위해 식당일과 대리 운전을 마다하지 않는 억척 여성 하희라의 모습이나 생선가게를 하면서 아들 하나만 바라 보는 조재현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다. 두 사람 모두 남편과 아내없이 혼자 자식을 키우면서 갖은 고생을 하는 점도 공통점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아이를 위해 교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동한다는 ‘맹모삼천지교’를 주된 테마를 하고 있다. 영화 '맹부삼천지교'에서 아내 없이 홀로 사는 조재현은 똘똘한 아들이 아직 검사가 될지, 의사가 될지는 잘 모르지만, 뭔가 공부로 한가닥 하길 바라고 사는 전형적인 소시민이다.
그런데 과외학습의 일환으로 창을 배우던 아들이 동네 상여꾼으로부터 상여소리꾼으로 낙점받자 분기탱천, 한밤중에 명문고 근처로 이동한다.



하희라도 마찬가지다. 하희라는 전교 1등인 아들이 강남 학생과 겨룬 영어시험에서 바닥권 성적을 받자 강남행을 결정한다. 대책없이 명문고로 옮긴 조재현과 달리, 하희라의 강남행 모습에선 강남에서 집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 등이 등장해 지금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고질병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교육을 테마로 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부모들의 모습은 대개 맹모삼천지교와 '한석봉 어머니'의 신화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는 한국의 교육의 테마에서 두 사례를 뺄수 없기 때문이다.
 
대개 주인공인 부모는 홀어머니나 홀아버지가 대부분이고, 자식의 적성과 상관없이 고생하는 부모 밑에 공부잘하는 아들이 있다. 방황하는 아들을 위해 읍참마속하는 심정으로 아들에게 매를 들고 그 과정에서 아들이 성장한다는 내용도 엇비슷하다.
 
‘맹부삼천지교’에서 조재현은 눈에 넣어도 안아플 만큼 사랑하는 아들이지만 아들에게 매를 몇 번 든다. 아직 2회 밖에 방여되지 않았지만 하희라 역시 아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매를 들 태세다. 


 
하희라 조재현 두사람 모두 돈과 정보가 우위를 가지는 지금의 교육환경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또 수시로 변하는 교육정책과 오로지 대학 입시만을 위해 매진하는 교육 현실이 만든 '사교육비 지출 세계1위'와 '학력저하'라는 불명예를 비난한다.
 
하지만 두사람은 겉으로는 뒤틀린 교육 현장을 비난하지만 결국에 그 흐름에 동참하려고 애를 쓴다.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학원가 아파트값 폭등, 가족 해체 등 부조리한 사회 현상의 이면에 자리잡은 학벌지상주의를 개탄하면서도 "하지만 우리 자식은 다르다"고 예외를 두는 우리네 부모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