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DNA는 모터스포츠에서 나온다”, 질주 속 숨은 영웅

by허윤수 기자
2024.08.27 11:00:37

노면 온도·상태 등에 따라 타이어 선택 달라져
레이싱에 접목된 기술이 향후 일반 타이어 적용돼
"미쉐린에는 모터스포츠 DNA가 있다"

벤 마 디렉터.
[인제=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폭발적인 속도로 찰나의 순간을 다투는 레이서들의 싸움, 그 뒤엔 변수를 최소화하려는 기술자들의 경쟁이 숨어있다.

24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2024 오네(O-NE)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6라운드 슈퍼 6000 클래스 현장. 각 팀의 기술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미쉐린 타이어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모터스포츠 디렉터를 만났다.

벤 마 디렉터는 레이싱 당일 자사 제품을 이용하는 팀에 대한 기술 지원을 한다며 “팀마다 활용 방법이 다를 수 있기에 최대한의 성능을 낼 수 있게 조언한다”라고 역할을 설명했다. 또 “모터스포츠가 전 세계에서 열리기에 현장에서 나온 고객의 피드백 등의 데이터를 프랑스 본사에 전달한다”라며 “이렇게 쌓인 데이터가 향후 나아갈 방향과 새로운 기술의 토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벤 마 디렉터. 사진=미쉐린 타이어
사진=슈퍼레이스
그렇다면 일반 차량의 타이어와 레이싱 타이어는 무엇이 다를까. 벤 마 디렉터는 “일반 차량의 타이어는 안전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레이싱은 주행, 기록 등 일부 성능을 극대화한다”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모터스포츠의 타이어가 선행 기술을 검증하는 역할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 개발하고 발전한 기술을 모터스포츠에 적용하고 증명하면 그 기술이 자연스럽게 3~4년 뒤에는 일반 차량 타이어에 적용된다”라며 “매번 말하는 게 ‘미쉐린 타이어의 DNA는 모터스포츠에서 나온다’라는 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모터스포츠에서 기술력을 선도하고 일반 제품에 구현하면서 자연스러운 선순환이 이뤄진다. 일반 자동차 발전의 기초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레이싱 타이어의 종류는 크게 노면과 닿은 부분이 평평한 드라이 타이어(슬릭 타이어)와 홈이 파인 웨트 타이어로 나눌 수 있다. 일반 차량의 타이어에 홈이 패여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드라이 타이어는 마른 노면에서 고속 주행과 코너링에 강점을 보인다. 웨트 타이어는 젖은 노면에서 배수 성능과 핸들링을 앞세운다.



웨트 타이어.
웨트 타이어와 드라이 타이어.
그만큼 노면 상태에 대한 분석과 그에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 벤 마 디렉터는 “드라이 타이어도 주간, 야간에 따라 노면 온도가 다르기에 고무의 구조적인 성질과 특징을 다르게 한다”라며 “또 공기압 등을 조절하며 최고의 성능과 경기력을 낼 수 있게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슈퍼레이스는 ‘나이트 레이스’로 열렸다. 낮과 밤을 오가는 일정에 기술자들의 손이 더 바쁠 수밖에 없었다. 벤 마 디렉터 역시 “예선은 노면이 뜨거운 낮에 하고 결선은 노면 온도가 떨어지는 밤에 하는 독특한 포맷”이라면서 “하나의 타이어로 두 가지 퍼포먼스를 동시에 내야 하기에 모든 타이어사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웃었다.

벤 마 디렉터.
이런 과정도 결실 앞에선 보람으로 돌아온다. 벤 마 디렉터는 “물론 레이스에서 승리했을 때 행복을 느낀다”라면서도 “타이어에 대한 의견과 기술 교류를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결과를 제시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벤 마 디렉터는 다시 한번 미쉐린에는 모터스포츠의 DNA가 있다고 강조하며 “우린 100년 넘게 모터스포츠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쌓인 데이터와 우승 경험이 있다”라며 “이렇게 꾸준히 이어져 온 노력과 그 경험을 토대로 발전한 기술력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