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업튀'·'백설공주' 이우제, 난리나는 신스틸러 [인터뷰]④

by최희재 기자
2024.10.19 11:43:16

이우제(사진=스튜디오산타클로스)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저만의 아이덴티티가 확고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이우제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진행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이하 ‘백설공주’)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우제는 지난 2016년 드라마 ‘가화만사성’으로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수상한 파트너’, ‘고백부부’, ‘어쩌다 발견한 하루’, ‘여신강림’, ‘소방서 옆 경찰서’ 등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는 그에게 새로운 전환점이다. ‘어디서 봤더라?’는 ‘어디서 봤는데!’로 바뀌게 됐다. 이우제는 올해 화제작 3개에 연달아 출연하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이하늬 주연의 MBC ‘밤에 피는 꽃’에서는 윤사봉의 든든한 오른팔 활유 역을 맡았다. 그야말로 열풍을 일으킨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선 선재(변우석 분)의 체교과 친구 김초롱으로 특별출연했다. ‘백설공주’에선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신민수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사진=이우제 SNS)
(사진=tvN)
‘밤에 피는 꽃’, ‘선업튀’, ‘백설공주’까지. 이제는 알아봐주는 사람도 있다며 조용히 웃어 보이던 이우제는 “더 열심히 하라고 주신 기회 같다. 제가 아주 작은 작품으로 출연했어도 작품이 잘되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감사하고 운도 좋았던 것 같다”며 “이 기세를 타서 더 노력하는,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연예인이 꿈이었다는 이우제는 일곱 살, 엘리베이터 옆 화면에 나오는 연예인의 모습을 보고 ‘난 저기에 나오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후 장래희망 칸엔 쭉 연예인을 적었다.



이우제는 “고2 때 진로를 정해야 하지 않나. 그 전까진 별말 없으시던 부모님께서 갑자기 ‘연예인은 제2의 직업으로 가져라’ 하시더라. 하지 말란 뜻이다. 그때부터 싸우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저 나름대로 머리를 쓴 게 부모님은 대학을 원하시는 거니까 연극영화과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을 졸라서 연기학원에 졸라서 갔다. 부모님께서는 3개월 컷으로 보고 있었다고 하시더라”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우제(사진=스튜디오산타클로스)
연극영화과를 가면 연예인이 될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꿈은 연극을 하면서 바뀌었다. 이우제는 “대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올리는 작은 연극에 감초 같은 역할로 들어갔다. 7~8줄 정도 되는 독백이었는데 엄청 열심히 연습했다”며 “그 독백을 읊고 있을 때 관객들이 앉아있고 조명에 먼지가 날리고, 저는 거기서 이때까지 연습했던 걸 다 토해냈다. 앉아있는 사람들이 주는 에너지와 미묘한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꼈다. 공연이 끝나고 혼자 가면서 (연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까. 이우제는 “SF 장르도 도전해보고 싶다. 어떤 작품을 하든 너무나 감사히 임할 것”이라면서도 “악역으로 첫발을 내딛었으니 더 화나게 하는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신스틸러로 활약해온 이우제는 어느덧 30세가 됐다. 이우제는 “20대 초반에 상상했었던 20대 후반의 모습을 제가 완벽히 이룬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가까워진 것 같긴 하다. 30대가 됐으니까 30대 후반에는 어떻게 될까 고민을 많이 해봤다. 지금보다 작품에 많이 참여하고, 더 깊어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자신의 20대에게 한마디 해주라는 말에 그는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은 성격인데 그렇게 심각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