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4강 싸움' 불펜과 일정이 변수

by정철우 기자
2010.07.28 10:01:58

▲ 롯데 임경완, LG 오카모토, KIA 유동훈(왼쪽부터)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프로야구 후반기가 시작됐다. 롯데,LG,KIA가 한자리를 놓고 치열한 4강 싸움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4위 롯데와 6위 KIA의 승차는 4경기. 쉽진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은 수치다. 한번 해볼만한 경쟁인 것 만은 분명하다.

성패를 가를 요인은 많다. 그 중에서도 불펜 투수들의 활약과 잔여 일정이 어떻게 짜여지는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중위권 3팀 모두 선발 투수들이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롯데는 조정훈 장원준의 이탈과 손민한의 장기공백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는 에이스 봉중근을 제외하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꾸준히 제 몫을 해준다는 믿음을 주는 선발 투수가 절대 부족하다.

KIA도 로페즈의 부진과 윤석민 이탈로 힘겹게 로테이션을 꾸리고 있다. 강력한 선발 투수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2009시즌의 영광은 잊혀진지 오래다.

결국 승부는 불펜의 질에서 갈릴 전망이다.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경기의 무게추는 후반 승부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격력이 아무리 강해도 마운드가 무너지면 이기는 비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롯데는 불펜이 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 없이 꾸려가야 하는 불펜 사정은 매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맘을 놓지 못하게 한다.



선발진 평균 자책점도 4.88로 부진한 편이다. 그러나 불펜 평균 자책점은 5.34로 더 높다. 평균 자책점 2.51의 임경완이 가장 믿을만한 투수지만 기복이 있어 확신을 갖기는 어렵다. 선발 투수가 길게 버텨내지 못한 경기는 더욱 어렵게 꼬일 수 밖에 없다.

LG 불펜 사정도 좋은 편이 아니다. 마무리 오카모토(2.33)와 이동현(2.85) 등 나름 믿음을 갖고 있는 카드가 있지만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하다. 김광수 정재복 김기표 이상렬 등으로 좌.우 비율을 맞춰보고는 있지만 시즌 중반 이후 실패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KIA는 유동훈의 부진이 뼈아프다. 유동훈은 지난해 0점대 평균 자책점으로 불패의 믿음을 주었던 마무리. 그러나 올해는 신뢰를 크게 잃은 상황(평균 자책점 2.97)이다.

마무리 자리는 한화에서 이적한 안영명이 맡고 있다. 투구폼 수정 이후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전업 마무리 경험이 없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불펜이 부실한 팀은 일정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현재 3팀은 91~92 경기씩을 치렀다. 남은 일정과 우천 취소 일정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의 2010 시즌 일정은 9월1일까지 짜여져 있다. 앞으로도 우천 취소 경기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적지 않은 시간동안 추후 일정으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는 포수 박경완과 에이스 김광현이 빠진 상황에서도 시즌 막판 19연승을 내달렸다. 빼어난 정신력의 힘이었지만 주 3,4회에 불과했던 잔여 일정도 큰 힘이 됐다. 매 경기 총력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취소된 경기 수가 비슷해도 일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동거리와 휴식일이 어떻게 주어지느냐가 중요하다.

4위를 노리는 3팀은 지금까지의 불펜 운영으로는 강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남은 기간 어떤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하늘의 도움은 어느정도 받을 수 있을지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