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아공)허정무호, 속도와 결정력에 무릎 꿇다

by송지훈 기자
2010.06.27 00:54:23

▲ 정성룡과 이영표가 전반 선취골을 내준 후 아쉬워하고 있다(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이 남아공월드컵 본선 16강전에서 우루과이 공격진의 빠른 발과 골 결정력을 제어하지 못한 채 아쉬운 패배를 허용했다.

한국은 26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각)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소재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본선 16강 경기서 후반23분에 이청용(볼튼 원더러스)이 득점포를 터뜨렸지만, 우루과이에 전반8분과 후반35분에 각각 한 골씩을 내줘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8강 진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고, 우루과이와의 맞대결에서 5전 전패를 기록했다. 남미 국가와의 월드컵 본선 맞대결 전적 또한 1무4패로 일방적인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의 패인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전반에는 상대의 속도를 감당하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은 우루과이 선수들의 빠른 볼처리와 민첩한 공간 돌파를 견제하지 못했다. 볼을 받자마자 동료에게 패스하거나 반 박자 빨리 드리블을 시도하는 상대 선수들의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한국은 제대로 된 압박을 시도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 8분만에 허용한 선제 실점 또한 마찬가지였다. 상대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한국의 위험지역 왼쪽 측면을 파고든 후 크로스를 시도했고,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반대편에서 한국 수비진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았다. 한국 수비진이 오프사이트 트랩을 사용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은 것이 도리어 수아레스에게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됐다.




후반 들어서는 상대의 움직임이 둔화된 틈을 타 한국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골 결정력의 차이가 한국의 추격을 방해했다.

이청용의 동점골에 힘입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한국은, 그러나 결정적인 골 찬스에 집중력을 발휘한 수아레스의 완벽한 슈팅에 또 하나의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35분에 허용한 코너킥 후속 상황에서 선제골의 주인공 수아레스가 볼을 잡은 뒤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인프런트 슈팅을 시도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수아레스가 슈팅한 볼은 크게 휘어지며 한국의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춘 뒤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은 이후 박주영(AS모나코), 이동국(전북 현대) 등이 동료들과의 협력플레이를 바탕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냈고 회심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과 상대 수비진의 선방이 겹쳐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희박한 슈팅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바꾼 상대 골잡이 수아레스와 두고두고 비교될 만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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