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다른 男그룹과 차별된 이유 '세 가지'

by박미애 기자
2009.11.06 10:39:11

▲ 비스트(Beast)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올 하반기 가요계는 보이그룹 전성시대라 할 만큼 남자그룹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 중에서도 신인이지만 기성 가수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며 대중들의 눈길을 끄는 그룹이 있다. 바로 비스트다.

비스트는 윤두준, 이기광, 장현승, 양요섭, 용준형, 송동운으로 팀이 꾸려진 6인조 남성그룹이다. 멤버들이 만 18세에서 20세의 나이로 비교적 어린 축에 속하지만 비스트는 10대 소녀팬들뿐만 아니라 20, 30대 누나팬들까지 거느리고 있다.

데뷔한지 이제 20일, 비스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스트는 지난 달 14일 데뷔 음반 ‘비스트 이즈 더 비스트’(Beast Is The B2ST)를 발표하고 현재 타이틀곡 ‘배드 걸’(Bad Girl)로 활동 중이다.

‘배드 걸’은 대중가요의 흥행공식처럼 여겨지는 ‘후크’ 스타일을 과감히 탈피한 댄스곡이다. 자극적인 사운드를 지양하고 3분여 동안 산뜻하게 흐르는 멜로디가 신선하다. 또 팝적인 요소가 10대는 물론 20, 30대까지도 귀 기울이게 하는 음악이다.

이를 위해 ‘배드 걸’을 작업한 이상호, 신사동 호랭이 두 프로듀서는 1980년대 제작돼 국내에 한 대뿐인 아날로그 악기와 그 당시 사용되던 레코딩 장비로 곡을 완성시켰다. ‘배드 걸’이 20, 30대들에게까지 어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스트의 첫 무대는 방송이 아닌 쇼케이스였다. 신인이 한 시간 가량 공연을 펼치기란 쉽지 않은데 비스트는 음반 발매 당일 쇼케이스를 갖고 신인답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비스트는 춤과 노래를 모두 안정적으로 소화해내며 현장에 있었던 관객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음반에 수록된 ‘배드 걸’, ‘오아시스’(Oasis) 그리고 존 레전드(John Legend)의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을 불렀는데 특히 ‘오디너리 피플’을 부를 때 직접 피아노를 연주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관객들 중 유명 음반사 유니버설 뮤직의 아시아 지역 마케팅을 담당하는 고위 관계자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쇼케이스를 끝까지 관람한 후 비스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비스트는 유명인을 후원자로 둔 것도 대형기획사 출신도 아니다. 한 마디로 믿는 건 자신들의 몸밖에 없는 자립형 아이돌인 것이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타를 키우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런데도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아이돌그룹은 특히 더 수고스럽다. 그래서 웬만한 중·소 기획사들은 아이돌그룹을 키울 엄두도 내지 않는다.

비스트가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불과 2년 전 설립된 신생회사나 다름없는 곳이다. 하지만 비스트는 신생회사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실력으로 극복해내며 대중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비스트는 첫 음반부터 작사와 랩 메이킹에 참여하며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배드 걸’과 인트로 부분의 작사 참여는 물론 멤버 용준형은 포미닛의 ‘뮤직’ 편곡에도 참여한 알려지지 않은 팀내 능력자다.

최근 기자와 만난 비스트는 “실력적으로 당당한 아이돌그룹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 왼쪽부터 윤두준, 손동운, 양요섭, 이기광, 장현승, 용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