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하이킥' 제작사 내홍...대표 고소 이어 비대위 발족

by김은구 기자
2009.04.24 10:04:23

▲ 드라마 '주몽'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주몽’, ‘일지매’, ‘거침없이 하이킥’ 등을 제작한 국내 메이저 드라마제작사 초록뱀미디어가 내홍을 겪고 있다.

초록뱀미디어 한 임원은 단독 대표로 재임 중인 길모씨를 업무상 배임 및 배임수재 혐의로 2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뿐만 아니라 초록뱀미디어의 대표이사를 제외한 대다수 임직원은 23일 경영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비대위 측은 “최근 경영참가 목적도 공시하지 않은 외부 자본의 부당한 사업 간섭으로 인해 회사 내부에 불만과 위기감이 고조돼 왔다”며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고 개방적 의사결정 구조와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기 위해 비대위를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록뱀미디어는 2007년 12월 메릴린치로부터 1500만 달러 투자를 유지한 후 임금삭감, 원가절감 등 혹독한 자구노력을 통해 2008년도에 영업이익을 달성, 업계 선두업체로 발돋움했지만 최근 김모 공동대표 사임과 길 대표 단독체제 출범 등 일련의 상황 속에서 경영상 난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비대위 또 다른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사에 투기자본이 들어와 경영권이 흔들리고 결국 회사가 무너지는 업계의 잘못된 행태가 초록뱀미디어에도 일어나려 하고 있다”며 “초록뱀미디어는 올해도 ‘거침없이 하이킥2’를 비롯해 지상파 방송 3사와 드라마, 시트콤 제작을 협의 중인데 비대위가 이런 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몇년간 고생하며 키워온 회사를 부도덕한 자본에 넘길 수 없다”며 “뜻을 함께 하는 동료들과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