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샛별' 안소희 "'원더걸스' 인기 편승해 무임승차? 억울해요"

by김용운 기자
2008.01.16 11:35:23

▲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로 연기자로 데뷔한 안소희(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지난해 하반기 우리 사회를 강타한 ‘텔미’ 열풍의 중심에는 ‘어머나’를 외치며 살짝 놀란 표정을 짓는 묘한 매력의 소희가 있었다.

2004년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안소희는 노래와 연기를 하고 싶어 또래와 다른 삶을 선택한다. 안소희는 3년간의 지난한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 2007년 박진영 사단의 아이들 그룹 ‘원더걸스’의 막내 멤버 소희로 거듭났고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희의 영화출연을 두고 적잖은 오해의 눈길을 보냈다. 원더걸스의 인기를 엎고 배우로서 무임승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선이 많았다. 17일 개봉하는 귄칠인 감독의 신작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막내 강애로 출연한 소희는 그런 주변의 시선이 조금은 억울하다고 했다.  
 

“원래 가수만 하려고 연예계에 발을 디딘 것이 아니거든요. 처음부터 노래와 연기 연습을 병행했고 ‘뜨거운 것이 좋아’도 오디션을 보고 당당히 캐스팅된 건데 사람들은 텔미가 인기를 끌어서 캐스팅 된 걸로 아시더라구요.”

안소희는 2007년 상반기 원더걸스가 '아이러니'로 데뷔했을 때 우연한 기회에 ‘뜨거운 것이 좋아’의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디션 당시 바쁜 일정으로 인해 무대의상을 입고 갈 수밖에 없었다. 의상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오디션을 보러 오는 신인배우를 감독이 반갑게 맞이했을리 만무하다.

그러나 권 감독은 예상을 깨고 안소희를 첫사랑의 감정에 눈 뜨는 사춘기 소녀 강애 역에 캐스팅했다. 철들지 않는(?) 엄마와 이모의 틈바구니에서 가끔은 그들보다 어른인 척 하면서도 결국 그 또래의 설렘과 불안 그리고 사랑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는 강애 역이 중학교 3학년 소녀 안소희의 모습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 안소희(사진=김정욱 기자)


 
“사실 오디션을 통과했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많이 놀랐었어요. 믿기지가 않았죠. 다른 연기자 분들도 오디션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었 거든요.”
 
안소희는 그 덕에 2007년 상반기를 영화촬영과 원더걸스 활동을 병행하며 더없이 바쁜 한해를 보내야 했다. 두 가지 일을 함께 하는 것이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안소희는 “오히려 재미있었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영화에서 엄마 역으로 나온 이미숙과 이모 역으로 나온 김민희는 실제 가족처럼 자신을 대해주었다고 한다. 안소희는 그래서 더욱 편안하게 영화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실제 모녀지간 역시 영화 속에서처럼 서로를 믿고 딱히 간섭을 하지 않는 모녀지간과 비슷해 연기 적응은 더더욱 수월했다. 



안소희는 “첫 영화라 부담이 컸는데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소소한 내용들이 연기의 주를 이뤘기 때문에 크게 힘들 게 없었고, 극중 김범 오빠와의 뽀뽀 신도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촬영했다”고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영화를 촬영한 이후 안소희는 영화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한다.
 
“최근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란 영화를 봤는데요. 앵글도 다양하게 잡았고 영상미도 참 좋았습니다. 영화를 촬영하고 나니까 프레임도 보이고 조명도 눈에 들어오고 배우들의 동선 하나하나까지도 다 보여 신기할 정도예요.”
▲ 안소희(사진=김정욱 기자)


 

그렇다면 꿈많은 10대 소녀 안소희는 가수와 연기자 중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 중일까.
 
“사실은 두 가지 다 하고 싶어요. 처음부터 한 가지 일만 생각하고 연예인의 길을 택한 게 아니었으니까요. 두 마리 토끼 다 잡으면 안될까요?"

"그럴 수 있다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라고 살짝 말꼬리를 잡아봤다. 안소희는 "그렇죠? 그래서 저 요즘 고민이 많아요.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공부도 더 많이 해야할 거고..."라면서도 "노력하는 수 밖에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믿어요"라며 고사리 같은 두 손을 꼭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