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팝 글로벌 시대, 대중도 문화 다양성에 포용력 갖춰야

by김은구 기자
2019.05.03 06:00:00

트와이스 사나(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이게 논란이 일어날 일이에요?”

일본에서 취업해 현지에서 생활 중인 지인은 트와이스 일본인 멤버 사나가 SNS 글로 인에 휩싸인 ‘일본 연호 논란’에 어이없어 했다. 사나는 최근 “헤이세이 시대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헤이세이가 끝나는 것이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다”며 “헤이세이 수고했다”고 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일각에서 일본의 연호가 일왕의 상징으로 사나의 글은 국수주의를 옹호한다는 주장을 하면서다. 사나가 일제침략을 미화한 것도 아닌 데 말이다.

일본의 지인은 “회사 옆자리 일본인 선배도 연호가 바뀌는 것을 언급하며 ‘헤이세이 시대에 태어난 나는 이제 늙었다’고 푸념했다”며 “사나의 글도 한국으로 따지면 10대가 20대를 맞을 때 남다른 소회를 느끼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을 논란의 원인으로 꼽았다.



외국 문화에 대해 조금만 아량을 가졌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실수다. 세계 각국 문화에 대한 지적 소양을 쌓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K팝이 글로벌 시대를 맞은 상황에서 대중도 문화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실수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K팝은 이미 세계 많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꿈’이 됐다. K팝 아이돌을 목표로 노래와 퍼포먼스 연습에 매진하고 한국에서 제작되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선발되는 외국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트와이스에만 일본인 멤버 3명, 대만인 멤버 1명이 소속돼 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 중에는 중국계로 미국, 캐나다 국적을 가졌거나 태국, 필리핀 등에서 온 사람들도 있다.

K팝 신에서 가수가 되고 활동을 한다고 해서 이들이 한국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살아온 문화가 다르고 생활하고 사고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를 매번 편협한 시선으로 평가한다면 K팝 아이돌이라는 세계 각국 청소년들의 꿈을 짓밟는 것과 다름없다. 해외에서 K팝에 대한 이미지 손실도 우려된다. 유럽 프로축구 빅리그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비난이 들끓는 일이 K팝 분야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