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들이 말하는 '불성실한(?) 병규씨'
by정철우 기자
2007.06.07 13:30:26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적토마' 이병규(34.주니치 드래곤즈)가 결국 2군으로 떨어졌다. 이를 놓고 이런 저런 추측이 나오고 있다. 오치아이 감독 이하 주니치 코칭스태프가 굳게 입을 다물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일본 언론들은 이병규의 수비에서 그 이유를 찾는 분위기다. 3일 소프트뱅크전을 포함해 몇차례 눈에 띄는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문제보다는 어쩐지 성실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팀 분위기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함께 뛰는 선수들이 느끼는 이병규의 수비는 어느 정도일까. 오랜 세월 함께 뛴 LG 선수들에게 물어봤다. "이병규의 수비가 불성실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을 먼저 말하자면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다"였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봤을때 도움이 되는 수비수"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한 후배 투수 A는 "오히려 열심히 수비해주는 선수다. 보는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여러차례 도움을 받은 기억이 있다. 투수 입장에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고참 투수 B는 "보는 관점의 차이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예를 들어 한 선수가 원정때 늦게 들어왔다고 치자. 좋은 인상을 갖고 있으면 '개인 훈련을 했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사람에 따라선 '어디가서 술이나 먹고 들어왔군'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병규가 한국에 있을 때도 허술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팀 분위기가 흔들리거나 한 적은 없다. 오해 했던 선수들도 시간이 지나 그의 진심을 알고 나선 믿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병규를 신인시절부터 지켜봤던 고참 야수 C의 생각도 들어봤다. 그는 이병규의 실수가 나온 뒤 개인적으로 불러 크게 다그친 적이 있는 선수다. C는 "솔직히 그때 병규를 크게 혼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얘기를 하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더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자책하고 있어 할 말이 없었다"며 "병규의 진심을 알게되면 그런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누구보다 이기고 싶어하는 선수가 이병규다. 괜한 오해는 없었으면 좋곘다"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코칭스태프의 판단도 이병규의 옛 동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2군행의 배경엔 물론 실망이 있겠지만 문책성으로는 보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주니치 한국 담당 홍보직원인 전승환씨는 "코칭스태프로부터 무너진 밸런스를 찾게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들었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좋았을 때 타격감을 찾고,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결정'이라는 뜻이었다"며 "함께 2군에 간 나카무라의 부상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부상중인 주전 2루수 아라키도 현재 뛸 수는 있지만 서둘러 올리지 않고 있다. 당장보다 앞으로 더 중요한 때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병규는 당분간 2군 경기에는 나서지 않는다. 타격 훈련량을 늘리며 개인 훈련을 하는 것으로 일정이 채워져 있다. 문책성 2군행의 경우 내려간 직후부터 경기에 나서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병규의 경우 나름의 예우를 해주며 다시 가다듬을 기회를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