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우대 가요계)②오소녀 사례로 본 '성공 이직의 법칙'

by박은별 기자
2010.07.21 08:46:51

▲ 前 오소녀 멤버 효성, 유이, 유빈, 지나, 지원(왼쪽부터)

[이데일리 SPN 박은별 기자] 원더걸스 유빈, 애프터스쿨 유이, 스크릿 전효성, 최근 솔로 데뷔한 지나. 배우로 활약 중인 양지원.

이들은 모두 그룹 `오소녀`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2007년 소속사 사정으로 데뷔조차 못하고 공중 분해된 탓에 '비운의 걸그룹'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3년 여가 지난 지금 상황은 확연히 달라졌다. 이제 이들 다섯 소녀에게 더이상 `오소녀`는 감추고 싶은 과거가 아니다. 오히려 과거 오소녀 타이틀이 지금의 그녀들을 만들었으니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해야할까?

그렇다면 그룹일 때는 빛을 못 본 `오소녀`가 다섯 갈래로 흩어져 성공한 배경은 무엇일까. `오소녀` 사례를 통해 가요계 성공 이직의 법칙을 살펴봤다.
 


효성과 지나는 2005년 당시 신화가 소속된 연예기획사 굿이엠지에서 제작한 `배틀신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획사의 눈에 들었다. `배틀신화`는 유망주를 발굴해 스타로 키우는 취지의 TV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강원래, 김완선 등 선배가수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선 가운데 효성과 지나는 200여 명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멤버로 발탁되며 가창력과 춤 실력 모두를 인정받았다.

이후 유이, 유빈, 지원은 캐스팅과 오디션을 통해 팀에 합류하면서 여성 5인조 그룹 `오소녀`가 결성됐다. 당시 관계자는 `유빈은 래퍼로서 멋있는 아이`라고 딱잘라 말했을 정도로 랩 실력이 뛰어났다고 전했다. 허스키한 보이스도 매력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유이는 탄력있는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풀한 댄스를 통해 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지원은 노래와 춤 뿐만아니라 연기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무릇 성공에는 여러 요소들이 거론되지만 첫 번째는 역시 자질이다. 이들 다섯 소녀가 지금 저마다의 자리에서 성공한 1차적 배경 또한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오소녀의 가치는 재능과 근성을 가지고 때를 기다리라는 불변의 진리를 되새기게 한다.

당시 이들을 지켜봤던 한 관계자는 주저 없이 `재능`은 물론 이들의 `근성`을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회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 꼭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근성이 이들을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려놨다는 것이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5년이라는 연습생 시절을 견뎌낸 노력의 대가로 볼 수 있다.



`오소녀`로 데뷔를 앞두고 있던 당시, 기획사에는 `배틀신화`라는 남자 아이돌 신인 그룹도 있었다. 두 신인 중 누구를 먼저 데뷔시키느냐를 두고 고민한 기획사 측은 당시 걸그룹이 이렇게까지 이슈의 중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인지도가 있던 `배틀신화`를 먼저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배틀신화`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덩달아 소속사가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며 `오소녀`는 해체에 이르게 됐다. 사실 공식 해체라기 보다 팀원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함에 따라 자연스레 해체 수순을 밟게 된 경우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5명의 멤버 모두는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 중 유빈이 가장 먼저 JYP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해 원더걸스에 합류했고, 이어 유이는 애프터스쿨 멤버로 들어갔다. 일찌감치 티아라 멤버로 발탁됐지만 데뷔 직전 하차한 양지원은 평소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던 터라 영화 `고사`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재기했다.
 
`오소녀` 리더였던 지나는 최근 '꺼져줄게 잘살아'라는 곡으로 인기몰이에 나서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특히 지나는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해 백댄서도 마다하지 않았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 마지막으로 남게 된 전효성은 시크릿의 리더로 지난해 뒤늦게 걸그룹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 前 오소녀 멤버 효성, 유이, 유빈, 지나, 지원(왼쪽부터)






이들의 각별한 친분도 서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유빈은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프로그램에 유이를 데려왔고 유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능과 끼를 선보이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유빈과 유이는 모두 팀을 떠나고 나서도 기존 팀원들과 꾸준히 연락하며 서로를 응원했고 가끔 모니터링도 해줄 정도로 애정이 각별했다. 최근 유빈, 유이, 효성 등 멤버들은 지나의 데뷔앨범을 축하하기 위해 영상편지를 공개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또 기획사의 넓은 인맥도 이들을 지원하는 밑거름이 됐다. 기획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이들을 꾸준히 지원했다. 원더걸스에서 현아가 하차하자 유빈을 적극 추천해 가수의 꿈을 펼칠 있도록 도왔다. 당시 소속사 굿이엔지 측은 박진영과 돈독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프터스쿨의 유이, 시크릿의 전효성 모두 과거 기획사의 추천으로 새롭게 빛을 본 스타들이다. 지나는 JYP엔터테인먼트를 거쳐 지금의 소속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가수 비와 맺었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이번 앨범에서 듀엣곡을 함께 부르기도 했다. 
 
당시 제작자들끼리는 `오소녀`의 존재를 모두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사연을 안타깝게 여긴 기획사들의 영입 노력과 적극적인 지원은 지금의 연예계 '오소녀' 출신 다섯 스타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