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mm 명승부’ 김우진, “우린 양궁계 메시·호날두” [파리올림픽]

by허윤수 기자
2024.08.05 08:44:16

양궁 남자 개인전서 명승부... 4.9mm 차이로 승부 갈려
엘리슨 "김우진과의 경기는 양궁 역사상 최고의 승부"
김우진도 엘리슨 향해 "완벽한 선수"라고 엄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과의 결승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한국 김우진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브레이디 엘리슨(미국)과 명승부를 펼친 김우진(청주시청)이 자부심을 보였다.

김우진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엘리슨을 6-5(27-29, 28-24, 27-29, 29-27, 30-30, <10+-10>로 꺾고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김우진은 엘리슨과의 결승전에서 역대급 명승부를 펼쳤다. 서로 두 세트씩 주고받으며 5세트에 진입했다. 마지막 승부인 만큼 두 선수 모두 세 발을 10점에 명중하며 틈을 주지 않았다. 결국 슛오프로 이어졌고 김우진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김우진과 엘리슨의 화살 모두 10점으로 판정됐으나 정중앙까지의 거리가 김우진은 55.8mm로 엘리슨의 60.7mm보다 가까웠다. 4.9mm 차이였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한국 김우진(왼쪽)과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김우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브레이디 엘리슨과 본인을 ‘양궁계의 호날두와 메시’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엘리슨은 5차례나 올림픽 무대에 선 베테랑 궁사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올림픽 무대에 데뷔한 뒤 이번 대회까지 은메달 3개와 동메달 3개를 따냈다. 국제 대회에서 종종 한국 선수를 잡아내며 ‘한국 킬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엘리슨은 모든 걸 쏟아부은 결승전에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나와 김우진이 펼친 슛오프는 양궁 역사상 최고의 승부일 것”이라면서 “김우진과 같은 시대에 활동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인상적인 경험”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우진 역시 엘리슨을 향해 “누가 봐도 정말 완벽한 양궁 선수인 것 같다”라며 “축구에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다면 양궁에는 엘리슨과 김우진이 있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누가 메시고 호날두냐는 물음엔 “각자 생각하면 된다”라고 웃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한국 김우진(가운데)와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 이우석이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핑 검사로 인해 뒤늦게 기자회견장에 도착한 이우석(코오롱)도 김우진 발언을 전해 들었다. 그는 “난 (킬리안) 음바페로 하겠다”라며 재치를 보인 뒤 “김우진 선수는 메시 칭호를 받을 만하다”라고 말했다.

김우진과 엘리슨의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겨냥한다. 엘리슨은 LA 대회 참가 의사를 밝히며 “다음 대회에서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우진은 “내가 한 번 이기긴 했는데 LA 대회에서 다시 만나면 또 모르겠다”라고 치열한 승부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