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슬립',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영예..韓영화 다음해 기약
by강민정 기자
2014.05.25 11:38:00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의 영예는 터키의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의 ‘윈터슬립’에 돌아갔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제67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이 열렸다. 18편의 경쟁부문 후보작 중에서 심사위원의 선택을 받은 건 ‘원터 슬립’이었다.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른 세 작품 중에서도 평점이 앞섰던 ‘윈터 슬립’은 이변 없는 결과를 안았다.
‘윈터 슬립’은 터키 아나톨리아에서 작은 호텔을 운영하는 남자와 가족, 주변 사람 이야기를 담은 3시간 20분 분량의 대작이다. ‘윈터 슬립’의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은 2003년 ‘우작’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2008년 ‘쓰리 몽키즈’로 감독상을, 2011년에는 ‘원스 어 폰 어 타임 아나톨리아’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주인공이다. ‘윈터 슬립’으로 황금종려상까지 받아 칸이 인정한 거장 중에 거장으로 남게 됐다.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은 공식 포토콜에서 터키에서 일어난 최악의 소마탄광 사고를 기억해달라는 뜻이 담긴 ‘SOMA’라는 문구의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어 눈길을 끌었다.
황금종려상 다음으로 꼽히는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은 이탈리아 알리스 로르와처 감독의 ‘레 메라빌리에’가 받았다. 스크린에선 3점을 받았지만 르 필링프랑세즈에선 평가진 거의 전원이 1점을 줄 정도로 혹평을 받은 작품이 심사위원 대상을 받아 여성 감독의 활약에 신경 쓰라는 칸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 ‘천재 미남 감독’으로 이름을 날린 25세 감독 자비 돌란은 ‘마미’로 심사위원상을 공동 수상했다. 또 다른 수상자는 프랑스 거장으로 불리는 장 뤽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이었다. 감독상은 ‘폭스캐처(Foxcatcher)’의 베넷 밀러, 각본상은 ‘리바이어던(Leviathan)’의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감독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미스터 터너(Mr. Turner)’의 티모시 스펄이, 여우주연상은 ‘맵스 투 더 스타즈(Maps To The Stars)’의 줄리안 무어가 각각 수상했다.
주목할만한 시선에 출품된 영화 ‘도희야’로 첫 장편을 연출한 정주리 감독이 후보로 올랐던 황금 카메라상은 마리 아마초켈리-바르사크, 클레르 버거, 사무엘 테이스 감독이 연출한 ‘파티걸’에게 돌아가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한편도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까지 배가돼 칸 영화제에서의 한국 영화 수상 소식은 다음해를 기약하게 됐다.
그럼에도 올해 한국 영화는 감독 주간의 ‘끝까지 간다’와 미드나잇 스크리닝의 ‘표적’, ‘도희야’ 등이 활약해 존재감을 빛냈다. 배우 전도연이 심사위원으로 나섰고, 배우 송혜교가 오우삼 감독의 영화 ‘태평륜’으로 칸을 찾았으며 배우 배두나, 김새론, 김성령 등이 연기력과 미모를 동시에 극찬 받으며 한국 여배우의 품격을 높였다. 영화제 기간 열리는 필름마켓에서도 성과가 컸다. ‘도희야’가 프랑스에 선판매됐고 ‘표적’ 역시 성과를 거뒀다.
칸 영화제는 25일 폐막식만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