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군필자 FA 기한 단축 반갑긴 한데…

by정철우 기자
2009.11.25 10:39:00

▲ 선수협회 회장단이 지난해 총회 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선수협회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5일 대졸 군필 선수들의 FA 자격 취득 기한을 기존 9년에서 8년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그동안 FA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이 있었던 대졸 선수들에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생겼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반응은 일단 환영. 그러나 여전한 아쉬움도 분명히 밝혔다.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은 여전히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선수협 대의원을 맡고 있는 한 선수는 "대졸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지 않는가. 여전히 KBO가 우리를 대화상대로 생각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내달 2일 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시즌 중 추진해 물의를 빚었던 노조 창립 문제가 다시 거론된다. 선수 전체의 의견을 물어 결과에 따라 노조 설립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KBO의 이번 결정은 시기적으로 이런 선수들의 움직임과 맞물린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들게하는 것도 사실이다.

또 다른 한 선수는 "선심 쓰듯 제도 하나를 바꿔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선수협이 처음 태동 움직임을 보일 때 FA 제도가 도입된 것과 비슷한 상황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건 선수들을 진정한 대화 파트너로 인식하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FA제도를 개선하자는데는 이견이 없다. 매년 많은 논의가 이뤄진다. 다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구단별로 의견이 갈린다.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며 "12월 워크샵을 통해 제대개선안이 마련되면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꾸준히 논의를 하고 있다. 신인 선수 최저연봉 개선(2000만원-> 2400만원), 군입대 선수 보류수당 지급 등 요구안 중 현실화가 된 부분도 있다. 다만 한꺼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순 없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