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내용증명 회신 보니… "뉴 버리고, 뉴진스 버리겠단 뜻 아냐"

by윤기백 기자
2024.11.29 09:34:57

멤버들, 어도어 내용증명 회신 26장 공개
"하이브 내부문건, 어도어 아닌 하이브서 작성"
"어도어, 하이브 구성원에 감사·인사조치 불가"
"민희진 복귀? 어도어 이사회 경영판단 영역"
"전속계약 29년까지 유효… 위반사항 없어"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뉴 버리고 새 판 짜면 될 일’이란 표현은 어도어에서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뉴진스(사진=연합뉴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가 그룹 뉴진스 멤버들이 보낸 내용증명 답변문을 통해 ‘뉴 버리고’라는 표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29일 뉴진스 멤버들이 공개한 26페이지 분량의 내용증명 답변문에 따르면 어도어는 “해당 리포트는 어도어가 아닌 하이브에서 작성된 것”이라며 “이는 하이브가 뉴진스를 버리겠다는 뜻이 아니고, 구체적 행위를 결정하고 지시한 내용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명을 드리고자 했지만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하이브 구성원이 작성한 내용으로, 어도어가 하이브 구성원을 대상으로 감사 및 인사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뉴 버리고’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뉴진스와 비교되는 카테고라이징을 버리고, 르세라핌이 별도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작성자의 아이디어일뿐”이라며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부모님들께서 라이브 방송, 인터뷰 등 대외적으로 어도어에 대한 입장을 꾸준히 밝히셨지만, 정작 저희와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고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주시지 않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하니가 빌리프랩 한 구성원에게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9월 2일 해당 레이블 매니저와 대면을 요구했으나 해당 레이블에서 거절했다”며 “타 레이블 임직원에 대한 조사나 징계 조치를 직접 취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7일 본 사안과 관련해 하니 입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며 “빌리프랩에는 상호 존중 태도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그간의 노력을 밝혔다. 더불어 “9월 27일 하이브 레이블 총괄 상위조직 조직장을 통한 중재 조치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 PR의 뉴진스 성과 폄하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PR 구성원에 대한 주의 조치를 했고, 해당 구성원을 어도어 및 뉴진스 PR 업무로부터 베제했다”며 “다만 하이브 PR 조직 통한 홍보 서비스 해제 관련해선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사진=어도어가 보낸 뉴진스 내용증명 답변)
연습생 시절 과거 영상과 사진이 유포된 점에 대해서는 “동영상과 사진을 유포한 주체가 어도어가 아니어서 직접 삭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동영상은 게재 중지를 요청했고, 기사 속 사진에 대해서는 강력히 요청해 끝내 삭제했다”고 성과를 소개했다. 또 “아티스트 데뷔 전 자료 접근 권한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의 ‘음반 밀어내기’로 피해를 입었다는 멤버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밀어내기 행위는 없었다”고 강조하며 “평가 절하를 당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티스트 전담 마케팅팀을 신설해 적극 홍보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과의 분쟁에 대해서는 “어도어가 문제를 제기한 콘텐츠는 ‘ETA 디렉터스 컷’ 영상 단 하나였다”며 “용역계약상 돌고래유괴단이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할 땐 어도어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동의가 없었다. 광고주 측에서도 반대했던 장면이 담겼던 터라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콘텐츠에 대한 게시 중단을 요청한 것이지 반희수 채널 속 영상 콘텐츠 삭제를 요청한 적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에 대해서는 “어도어 이사회의 경영 판단 영역”이라며 “아티스트 전속계약 종료 때까지 어도어 대표이사가 특정인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은 전속계약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아티스트 의견을 존중해 최대주주인 하이브를 설득해 민희진 사내이사 연임을 찬성하게 했다”고 자신들의 성과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도어는 “내년 3월 국내 팬미팅, 6~7월경 정규앨범 발매, 8월 월드투어 등 플랜을 짜 둔 상태”라며 “협력사에 정규앨범 A&R과 콘셉트 기획을 요청하고 미팅을 제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진스(사진=연합뉴스)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들이 보낸 내용증명 속 요구사항에 대해 “아티스트가 전속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상당수의 사안들은 어도어가 아닌 제3자의 언행과 문제들”이라며 “어도어 입장에선 권한 내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자 했지만, 특정인의 사과를 받아내거나 특정인과 합의를 이뤄내는 것과 같이 제3자로 하여금 아티스트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그대로 이행하도록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고 짚었다. 또 “근거와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가 취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조치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도어는 전속계약은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고 강조하며 “갑작스럽게 전속계약 해지로 나아갈 의사를 표명한 부분도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아티스트 측에서 주장하는 사안들이 어떤 이유와 근거에서 전속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제대로 설명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 법률적으로만 보면 어도어가 전속계약 해지를 당할 정도의 위반을 했는지, 전속계약 해지를 전제로 한 시정요구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어도어는 “내년도 활동 계획에 관한 우려와 오해도 아티스트 측에서 협의에 응해 주신다면 곧바로 해소될 것”이라며 대화로 이 사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와 현재 어도어가 먼저 계약을 위반했다”며 “29일부로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필요도 없고 위약금도 없다”며 자유의 몸이 된 만큼 민희진 전 대표와 함께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