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결' 송하윤 "내겐 박민영이 빌런…이이경=썩은 동아줄" [인터뷰]③
by최희재 기자
2024.02.21 09:02:00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지원이(박민영 분)를 많이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왜 내 말을 안 듣지?’ 하는 거죠.”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킹콩 by 스타쉽 사옥에서 진행한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송하윤이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전했다.
송하윤은 극 중 강지원의 하나뿐인 절친이지만 그의 남편 박민환(이이경 분)을 뺏는 정수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동안 본 적 없는 송하윤의 소름 돋는 악역 연기가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정수민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묻자 송하윤은 “수민이로 살면서 하는 말이 매 순간 진심이었다”면서 “근데 시청자 분들은 무섭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강지원을 대하는 정수민의 감정은 단순한 질투는 아니었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해석으로 드라마를 즐겼다. 송하윤은 두 캐릭터의 관계성을 어떻게 봤을까. 송하윤은 “수민이에게 빌런은 지원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처음부터 소유욕이 막 있지는 않았다. 얘가 벗어나려고 하니까 그게 점점 커진 것”이라며 “빌런은 결국 자신인데, 그 핑계가 지원이인 것 같다. 누가 수민이를 빨리 신고했어야 했는데 너무 멀리 갔다”고 말했다.
| | (사진=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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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배우였던 이이경 또한 배우 은퇴설이 돌 만큼 소름 끼치는 악역 연기를 소화했다. 호흡이 어땠는지 묻자 송하윤은 “수민이는 철저하게 혼자였지만 현장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촬영 기간이 1년이었다. 스태프분들, 배우분들 모두 호흡이 안 맞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송하윤은 “다 (수민이를) 버렸는데 얘가 절 잡겠다고 하니까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파국을 맞이하는 정수민과 박민환. 박민영과 나인우의 러브라인이 부럽지는 않았을까. 송하윤은 “저는 공감을 엄청 잘하는 스타일인데 ‘내남결’을 찍을 때는 이성적으로 저를 완벽하게 괴롭혔다. 아예 송하윤을 다 없애고 살았다”고 답했다.
이어 “처음 경험해본 건데 슬픈 걸 봐도 안 슬프고 로맨스를 봐도 두근거림이나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못 느꼈다. 그냥 그랬다. 드라마 끝나고 계속 그랬다”면서 “수민이에게 민환은 사랑도 아니었다. 사랑이라는 걸 모르는 캐릭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하윤은 “이제야 슬픈 걸 보면 눈물이 나더라. 이제 좀 돌아오는구나 싶었다”며 “아직도 후유증이 진행 중이긴 하다. 1년을 품었고 지켰던 아이라 한 번에 끊어낼 수는 없는 것 같다. 흘리지 않고, 다음 캐릭터에 도움이 되게끔 눌러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남결’은 송하윤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송하윤은 “캐릭터는 이때밖에 기회가 없지 않나. 저를 빌리는 수밖에”라며 “상황이 어찌 됐든 열심히 살아주는 게 제가 연기자로서 이 캐릭터한테 해줄 수 있는 부분이니까 연기자로 열심히 산 건데 그걸 재밌게 봐주시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의 ‘액션’ ‘컷’ 두 소리가 저는 너무 좋거든요. ‘액션’하면 다른 세상이 열리고 ‘컷’하면 다시 저의 세상으로 돌아오니까요. 이걸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그냥 연기가 너무 좋아요. 그게 다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