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 “북한 선수단, 평창에서 볼 수 있을 것”

by조희찬 기자
2017.09.29 06:00:00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2층에서 열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주최 포럼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이희범(6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만큼은 남북 선수가 모두 참여하는 ‘평화 올림픽’이 될 것임을 자신했다.

이희범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2층에서 열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주최 포럼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북한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에)참석할 거다. 90% 이상의 확률로 북한 선수들을 평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 개막이 4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자신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이 위원장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관 피겨대회 네벨혼 트로피에 북한 선수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대회에 참가했다는 것은 올림픽 참여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와일드카드를 써서라도 대회에 초대하겠다는 것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남북 관계는 얼어붙었지만, 양측은 정치와 스포츠 사이에 분명한 선을 그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북한이 참여한다면 안전은 더욱 보장될 것”이라며 IOC차원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한 바 있다. 장웅 북한 IOC위원도 지난 16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 문제라고 확신한다”고 밝히며 평창올림픽 참가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2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독일 오베르스트로르에서 열리고 있는 ‘네벨혼 트로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출전권이 걸려 있다. 북한은 출전권 4장이 걸려 있는 페어에 렴대옥-김주식(대성산 체육단) 조를 참가시켰다. 렴대옥-김주식 조의 공인 최고점(PB)은 169.65점으로 이번 대회 참가한 선수들 중 두 번째로 높다. 렴대옥-김주식 조는 지난 시즌보다 기술이 더 견고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어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북한 역대 동계올림픽 참가 현황.
이 위원장은 “출전권을 자력으로 획득할 것이 유력한 피겨 뿐만 아니라 쇼트트랙과 크로스컨트리 일부 종목에서도 북한 선수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북한과 미국이 ‘말폭탄’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나오고 있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불참설에 대해선 “불참설이 나온 국가들은 참가 의사를 재확인한 상태다”라며 “앞서 말했듯 안전에 문제는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완벽한 안보를 바탕으로 정부가 대비하고 있고 미국·일본·중국과 안전부분에 대해 공보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5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된 이 위원장은 이공계 출신 최초 행정고시 수석 합격(12회)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2003년 12월부터 2006년 2월까지 3년 동안 제8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또 장관 퇴임 후 한국무역협회장과 STX그룹 에너지 부문 총괄회장, LG상사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이끌 적임자로 인정받았다.

이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과정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대회 홍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주최 ‘제43회 포럼 본(forum BORN)’은 오전 7시에 시작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피곤한 기색 없이 자리를 메운 참가자들에게 ‘평창올림픽과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열띤 강의를 펼쳤다.

이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기간 서울-평창을 오가는 열차 시간을 경기 종료시간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안 등 국민의 편의와 성공적인 올림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평창에서 열리는 경기장이 만석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국민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