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101'의 그늘]⑥좋은 연습생 씨 마를라…생태계 파괴 우려

by김은구 기자
2017.08.04 06:00:00

워너원에 개인연습생 출신으로 유일하게 발탁된 김재환(사진=Mnet)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방송사의 아이돌 제작 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기획사들에서는 연습생의 인력풀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매연 소속 한 기획사 대표는 “방송사들이 아이돌 그룹 제작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면 가수 지망생들이 재능과 끼가 다분할수록 꿈을 향한 도전을 기획사에서 시작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개인 연습생으로 아이돌 그룹 제작 프로그램의 문부터 두드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방송사의 아이돌 그룹 제작 프로그램을 통한다면 가수 지망생들이 기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는 것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데뷔를 하는 게 가능하다. 더구나 제작되는 아이돌 그룹 멤버로 발탁되거나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목을 받는다면 기존 기획사에서 계약금과 함께 영입 제의를 받을 수도 있다.

기존 가수 지망생들을 각 기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가 가수의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테스트를 거쳐 신인 그룹의 멤버로 발탁되는 과정을 거쳤다. 연습생 발탁 몇개월 만에 데뷔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년간 준비를 한다. 기획사가 데뷔를 준비하는 그룹과 연습생 개인의 이미지가 맞지 않을 때도 있고 특정 멤버의 갑작스러운 이탈이나 자금난 등으로 기획이 무산되는 일도 부지기수다.



방송사의 아이돌 그룹 제작 프로그램은 방송이 중간에 끊길 가능성은 없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기획사보다 훨씬 안정적인 게 방송사다. 워너원의 김재환이 개인 연습생으로 멤버 발탁된 전례도 있다. 멤버로 발탁이 안됐어도 방송에서 주목을 받았다면 기획사에 자신을 중심으로 한 그룹 구성을 약속받고 연습생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가수 지망생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기회의 폭을 넓히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연예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사들에서는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아이돌 그룹이라는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 인재 확보다. 결국 콘텐츠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연습생들은 기획사들이 스타를 육성해 연예산업을 키우고 유지하는데 근간이 되는 존재들”이라며 “연습생 인력풀의 축소는 기획사와 연예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연예계가 그 동안 구축해온 생태계의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