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너클볼 에이스' 미국, 멕시코에 완패 수모

by이석무 기자
2013.03.09 14:38:35

미국 대표팀 선발투수 R.A. 디키가 멕시코 4번타자 애드리언 곤살레스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뒤 당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메이저리그 빅스타들로 구성된 미국 대표팀이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멕시코에게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미국은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D조 첫 경기에서 2-5로 패했다.

이로써 야구 종주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미국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2라운드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반면 멕시코는 전날 이탈리아전 패배를 딛고 1승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너클볼러 최초로 사이영상을 받았던 선발투수 R.A. 디키가 허무하게 무너졌다. 디키는 미국 대표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지만 주무기 너클볼의 위력이 이전만 같지 않았다.

멕시코는 1회초 1번타자 에두아르도 아레돈도와 2번타자 라미로 페냐가 연속으로 안타와 2루타를 때려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3번 루이스 크루스의 희생플라이와 4번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2루수 땅볼로 2점을 선취했다.

3회초에는 2사 1루 상황에서 곤살레스가 디키의 너클볼을 받아쳐 중견수 뒷쪽 펜스를 큼지막하게 넘기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멕시코가 승기를 확실히 잡는 순간이었다.



멕시코 4번타자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3회초 호쾌한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디키가 피홈런 포함, 4이닝 동안 6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진 가운데 기대했던 미국 타선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인 요반니 가야르도의 호투에 눌려 3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그나마 4회말 데이비드 라이트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이후에도 시원하게 점수를 뽑지 못했다. 오히려 멕시코가 5회초 아레돈도의 2루타와 크루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도망갔다.

미국은 뒤늦게 8회말 에릭 호스머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갔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카림 가르시아는 멕시코의 6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1안타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멕시코는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1번 아레돈도와 투런홈런 포함, 2타수 1안타 3타점 2볼넷을 거둔 4번 곤살레스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반면 미국은 1번 지미 롤린스와, 4번 조 마우어, 5번 라이트가 멀티히트로 분전했다. 하지만 전체 타선이 삼진을 10개나 당할 정도로 팀배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잔루도 20개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