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잡아라!' 가요기획사, 종합엔터 도약 '경쟁 2라운드'

by김은구 기자
2012.09.07 10:25:07

SM이 영입한 강호동과 FNC엔터테인먼트 씨엔블루, 소속사 티오피미디어가 제작한 ‘틴탑의 뜬다 백퍼’에 출연한 틴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SM을 잡아라!

아이돌 그룹들을 내세워 입지를 확고히 한 가요기획사들이 종합엔터테인먼트업체로 도약을 서두르고 있다. 가요기획사들은 음악 콘텐츠 위주였던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경쟁 2라운드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아이돌 그룹의 산실인 SM엔터테인먼트가 앞서가고 있다. 자회사 SM C&C를 통해 강호동과 신동엽을 영입, MC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은 물론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로 드라마 제작에도 나섰다. 이미 김민종, 이연희 등 연기자를 소속으로 둔 데 이어 가요기획사들의 종합엔터테인먼트 경쟁도 선도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올 초 영상물 제작파트를 신설하고 자체제작이든 공동제작이든 필요하다면 드라마, 영화 제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달 내에 연기자 4명 영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2명 정도 연기자 추가 영입도 준비하고 있다.

FT아일랜드·씨엔블루·주니엘·AOA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는 올 초 FNC뮤직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뮤직’을 넘어서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배우 파트에 FT아일랜드 멤버였던 오원빈을 시작으로 배우 박광현, SBS 공채 출신 차수민(본명 이수진) 등을 영입했다. 조만간 MC도 받아들일 예정이다.



시크릿·B.A.P 등이 소속된 TS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배우 한수연과 계약을 맺었다. B.A.P의 데뷔를 위한 예능 프로그램 ‘타다 B.A.P’ 공동 제작에 참여했다. 신화 앤디·틴탑이 소속된 티오피미디어도 ‘틴탑의 뜬다 백퍼’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발을 들여놨다.

이들의 사업 다각화는 단순한 몸집 부풀리기가 아니다. 과거 팬텀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기획사들이 합병해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들을 아울렀던 것과 차원이 다르다. 과거 기획사는 몸집 부풀리기를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했지만 결국 사업적으로는 실패했다. 현재 가요기획사들의 변신은 매출의 극대화를 통한 성장과 향후 시장 변화에 대한 대비를 위해서다.

가수 매니지먼트를 넘어서 배우 매니지먼트, 드라마·예능 제작까지 영역을 넓혀놓으면 소속 아이돌 가수들이 타 분야에 진출할 때 확실히 유리하다. 과거 가요기획사들은 소속 아이돌 가수들에게 무조건 주인공 자리를 안겨주려 했다. 그러다 보니 작품, 캐릭터 등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과가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연기·예능 파트의 전문성을 갖춘 매니저 인력이 구축되면서 작품 선택 등에서 실패 확률이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소속 배우·가수·MC를 중심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할 역량도 갖추게 된다.

K팝과 함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여전히 한류의 주요 콘텐츠다. 조성완 FNC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아이돌 가수 기반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도약은 사업성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케이블과 종합 편성 채널 등 방송사가 늘어난 것도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 다변화를 위한 여건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