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윤 "UV는 허구의 존재"(인터뷰)
by양승준 기자
2010.07.28 09:16:25
엠넷 페이크 다큐 'UV신드롬'으로 예능계 새바람
UV "사람들의 기대와 반대로 갈 생각"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사람들의 기대와는 반대로 갈 생각이다. 사람들의 기대 혹은 반응에 종속되면 나 자신이 즐기지 못한다. 사람들의 기대에 우리가 반응해야 하니까. '인천대공원' 뮤직비디오도 솔직히 찍으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기대해서 안 찍었다. 하하" (유세윤)
역시 청개구리다. 개그맨 유세윤에게 유부남 그룹 UV 활동은 '의무'가 아닌 '놀이'였다. UV 음악이 놀이라면 엠넷 'UV 신드롬'은 유세윤과 뮤지에게 '놀이터'와 같았다. 유세윤과 뮤지는 DNA에 아로새겨진 개그 본능을 'UV 신드롬'에 거침없이 쏟아냈다.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한 홈쇼핑 CD 판매·할머니 코디 섭외 등도 모두 두 사람이 낸 아이디어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 '대한민국 아이돌 연애 자유법'이란 법안 제안서를 제출하며 다시 한번 발칙한(?) 놀이를 준비 중이었던 유세윤과 뮤지를 만나 UV와 'UV신드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가발을 벗고.
-UV 음악과 'UV신드롬'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유세윤: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우리가 스스로 즐기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해 줄 거라는 믿음은 있었다.
-홈쇼핑에서 CD를 판매해 화제였다. 계기는?
▲유세윤: 'UV 신드롬' 연출팀 중 일부가 사실 대학 동기들이다. 조연출도 그렇고 조명하는 친구도 그렇고. 그래서 기획 회의를 해도 일하는 느낌이 아니다. 서로 호흡도 잘 맞는다. 서로 너무 잘 알고 격의 없이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 같다.
-'할머니 코디'도 기발했다
▲유세윤: 다른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인 '우아한 인생' 촬영했을 때 할머니 한 분을 모셔 코디 콘셉트를 쓴 적이 있는데 재미있어 다시 한번 시도해봤다.
-가발은 왜 쓰나?
(유세윤은 개그맨이 아닌 UV 활동할 때 가발을 절대 벗지 않는다.)
▲유세윤: 나는 UV를 유세윤과 뮤지라고 생각 안하고 일종의 허구, 존재하지 않는 가수라고 생각한다. 사람들도 그렇게 믿었으면 좋겠다.
-일주일에 가발을 며칠이나 쓰나?
▲유세윤: 한 3일 정도?
▲뮤지: 가발을 차 속에 가지고 다니는데 그냥 마음 내킬 때마다 불쑥 쓰고 다니는 것 같다. 하하
-UV의 경우 음악의 질보다는 그 속에 담긴 유머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의도했던 바 인가?
▲뮤지: UV 활동을 할 때 무엇인가를 예측해서 하는 것은 없다. UV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개그 혹은 음악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둘이 놀아 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유세윤:가끔 개그맨분들이 부러워하시는 걸 봤다. 즐겁게 노는 것 같아 보였나 보다. UV 활동의 목적은 '뮤지와 제대로 놀아보자' 였다.음악이 꿈이었지만 일로 받아들이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니까.
-개그맨 윤형빈도 '오버액션'이란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들에 대한 생각은?
▲뮤지:단 한번도 형(유세윤)이랑 다른 가수들과 우리를 빗대 얘기해 본 적이 없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게 음악이 아니고 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UV 신드롬'이 신선하기는 하지만 대중적인 콘텐츠는 아닌 것 같다. 마니아는 열광하지만, 일반 시청자들은 어디서 웃어야 할지 웃음 포인트를 잘 못 잡는 것 같기도 하다
▲유세윤:어떻게 들으실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런 다양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 오히려 더 재밌다. 프로그램이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많은 분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정말 몰입해하면 '진짜인가?'라고 생각해주시는 분도 더러 있는 것 같다.
가령 홈쇼핑에서 내가 긴장한 것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유세윤 긴장했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유세윤 연기한다'고 생각해 서로 다른 포인트에서 웃는 분들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해석은 시청자분들의 몫이다. 하지만 웃음의 결과는 같다고 본다.
-UV 활동은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