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망사장갑까지'...가수들의 '이유있는' 패션 '잇' 아이템

by양승준 기자
2008.12.04 10:01:09

▲ 서태지 빅뱅 탑 비 신해철(사진 맨 위부터 시계 방향 순)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가죽 마스크에서 망사 장갑까지’

가수들의 ‘이유있는’ 패션 ‘잇’(It) 아이템들이 팬들의 눈을 사로 잡고 있다.

가수에게 패션은 자신의 음악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매개체 중 하나다. 가수들은 때문에 록과 댄스 등 장르와 세대를 불문하고 음악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10월 정규 5집으로 화려하게 컴백을 알린 비는 ‘레이니즘’ 가사 속 ‘매직 스틱’을 표현하기 위해 ‘형광 지팡이’를 특수 제작해 무대에서 선보였고, ‘미쳤어’의 손담비는 곡의 섹시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소품으로 의자를 활용해 무대를 빛내곤 했다. 동방신기는 4집 타이틀곡 ‘주문-미로틱’의 섹시한 이미지를 위해 풀 수트로 남성적인 매력을 과시했다. 
▲ 빅뱅의 탑과 비(사진 제공=엠넷)




빅뱅의 탑은 최근 정규 2집 타이틀곡 ‘붉은 노을’ 무대에서 이색 패션 아이템을 선보여 가요계 패셔니스타다운 면모를 뽐냈다. 탑이 선택한 '붉은 노을' 패션 잇 아이템은 바로 '징이 달린 가죽 마스크'.

빅뱅의 스타일리스트 지은 실장에 따르면 탑의 가죽 마스크는 블랙과 레드 두 가지가 있다. 이 소품은 유명 브랜드 P사 제품으로 가격은 재킷 한 벌과 비슷한 수준. 다양한 연출을 위해 다른 색깔의 가죽 마스크를 자체 제작하고 있기도 하다.

지은 실장은 탑이 가죽 마스크를 하고 나오는 이유에 대해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빅뱅이 귀여운 소년의 이미지가 강하고 ‘붉은 노을’도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의 곡이라 의상과 소품은 가죽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강인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 지은 실장의 말이다.

비의 경우에는 탑과의 반대로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상쇄시키기 위해 ‘여우 꼬리’를 소품으로 적극 활용했다.

‘레이니즘’에 이어 ‘온리 유’로 오버랩 활동을 하고 있는 비는 바지 뒷 춤에 매번 여우 꼬리털을 달고 무대를 누빈다.



비의 스타일리스트 박혜성 실장은 “’온리 유’의 안무와 노래가 터프하고 또 의상 콘셉트도 세미 수트라 부드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여우 꼬리를 소품으로 활용하게 됐다”며 “인조털이라 가격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 가수 서태지와 신해철(사진 왼쪽부터)




패션은 20대 댄스 가수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 록의 양대 산맥 서태지와 신해철도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쓰는 가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최근 8집 싱글 수록곡 ‘휴먼드림’에서 ‘뿌찢 댄스’를 선보이며 13년 만에 댄스 가수로의 변신을 알린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을 방불케 하는 캐주얼한 의상으로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 방송된 SBS ‘인기가요’와 MBC ‘쇼 음악중심’ 사전 녹화에서 서태지가 선보인 ‘휴먼드림’의 패션 잇 아이템은 장갑과 상의에 부착된 ‘S’자 패치.

서태지컴퍼니 김민석 이사는 “’휴먼드림’의 ‘뿌찢댄스’는 손동작이 포인트인 춤이기 때문에 이를 부각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지 않은 왼손에 장갑을 착용한 것”이라며 “곡의 발랄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캠퍼스룩 스타일의 셔츠에 ‘S’ 패치를 달아 캐주얼한 느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상의 오른쪽에 부착된 ‘S’ 패치의 경우 서태지는 ‘인기가요’ 무대에서는 검정색을 착용하고 나왔고 지난 11월29일 촬영했던 ‘쇼 음악중심’에서는 금색의 패치를 달고 나와 변화를 줬다. 또 각각 스포티한 빨간색과 흰색 시계로 캐주얼 콘셉트를 부각했다.

오는 8일 넥스트 6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최근 쇼케이스를 통해 부활을 알린 가수 신해철은 망사 장갑으로 의상의 포인트를 줬다.

신해철의 망사 장갑은 그간 쉽게 볼 수 없었던, 우리나라에선 다소 낯선 패션 아이템임. 여자가 아닌 남자 가수가 그것도 강렬한 록 음악을 하는 사람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망사 장갑은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비주얼 록그룹들이 즐겨 착용했던 패션 잇 아이템 중 하나였다. 망사 장갑은 진한 메이크업, 장발머리와 함께 비주얼 록그룹에 있어 패션의 시작이자 완성으로 여겨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