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이 선수 없이 마커와 경기하는 이유..3라운드에서 첫 조 출발 [마스터스]

by주영로 기자
2025.04.12 11:33:00

마스터스 컷 통과 53명, 3R부터 2인 1조 경기
김주형 혼자 남아 '나홀로 경기' 대신 마커 투입
2023년 마이크 위어도 2라운드 때 마커와 2인 플레이

[오거스타(미국)=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동반자 없이 마커와 라운드한다고?

김주형이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둘째 날 2라운드 18번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 공동 40위로 본선에 오른 김주형은 3라운드에서 선수 대신 마커와 경기한다. (사진=AFPBBNews)
김주형이 제89회 마스터스 셋째 날 동반 경기가 없이 홀로 경기에 나선다. 대신 경기의 보조를 맞출 마커(Marker)가 함께 한다.

김주형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마스터스 2라운드까지 중간합계 2오버파 146타를 쳐 공동 40위로 본선 막차행에 탑승했다. 본선 진출자 중 가장 늦게 경기를 끝내는 김주형은 3라운드에서 혼자 경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본선 진출자가 53명이고 2인 1조로 경기하는 바람에 김주형만 혼자 남아 어쩔 수 없이 혼자 경기에 나서게 됐다.

마스터스는 2라운드까지 3인 1조로 경기하고 3라운드부터는 2인 1조 경기 방식으로 변경한다. 본선에 진출한 선수가 홀수인 경우엔 종종 김주형처럼 ‘나 홀로’ 경기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혼자 남은 선수는 두 가지 옵션 중 택할 수 있다. 나 홀로 경기하거나 대회 조직위에서 추천한 마커와 경기할 수 있다.

혼자 경기하는 것보다 마커라도 있으면 흐름을 놓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어 대부분의 선수는 마커와 동반라운드를 택한다.



마커라고 해서 아무나 나갈 수는 없다. 동반자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회원 중 골프 실력이 좋은 회원만 할 수 있다.

2023년에는 마이크 위어(캐나다)가 2라운드에서 마커와 경기에 나선 적이 있다. 당시엔 88명이 참가해 3인 1조로 28개 팀이 나갔고, 나머지 4명은 2명씩 팀을 이뤘다. 위어와 경기에 나선 케빈 나(미국)가 감기 몸살로 2라운드 경기 도중 기권하면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다. 대회 조직위는 급히 마커를 투입했다.

선수로 나서는 게 아니기에 마커의 신원에 대해선 비공개다. 하지만, 비밀은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당시 위어와 경기에 나선 동반자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회원 중 한 명인 마이클 맥더모트라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따르면, 맥더모트는 대학 시절 골프선수로 활동했고 미국 필라델피아골프협회 올해의 선수를 지낸 실력파 골퍼다. 당시 직업은 캐스미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CEO였고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이외에 파인밸리와 메리온 골프클럽의 회원으로 확인됐다. 맥더모트 이전에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또 다른 회원인 제프 녹스가 마커를 담당했다. 김주형의 마커로 누가 등장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대회 조직위에선 공개하지 않는다.

김주형은 “주말에도 경기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내일 첫 조로 나가니까 좋은 성적을 기록해서 마지막 날에는 늦은 시간에 경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