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체프, '제2의 하빕' 증명했다...UFC 라이트급 새 챔피언

by이석무 기자
2022.10.23 09:28:20

이슬람 마카체프가 UFC 라이트급 새 챔피언에 등극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제2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로 기대를 모으는 이슬람 마카체프(31·러시아)가 UFC 라이트급(70.3kg 이하)의 새로운 최강자로 우뚝 섰다.

마카체프는 23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280: 올리베이라 vs 마카체프’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전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33·브라질)를 상대로 2라운드 3분 16초 만에 서브미션 승리(암트라이앵글 초크)를 거두고 새 챔피언이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라이트급 랭킹 4위로 10연승 중이던 마카체프는 11연승을 달리던 올리베이라에게 4년 10개월 만에 뼈아픈 패배를 선물했다. 통산 전적은 24전 23승 1패를 기록했다. 반면 11연승이 중단된 올리베이라는 43전 33승 9패 1무효를 기록하게 됐다.

UFC 라이트급은 원래 올리베이라가 챔피언이었지만 지난 5월 UFC 274 저스틴 게이치(미국)과 경기를 앞두고 한계 체중을 맞추지 못해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이후 게이치와 경기에서 1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고 다시 타이틀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다.

올리베이라가 상위 랭커고 전 챔피언임에도 현지 전문가들이나 스포츠베팅업체들은 마카체프의 우세를 점쳤다. 그리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제자이자 ‘제2의 하빕’으로 불리는 마카체프는 그의 스승처럼 레슬링이 큰 강점이다. 마카체프는 그라운드 싸움에 접어들자 압도적인 힘으로 상위 포지션을 점했다. 통산 33승 가운데 21승이 서브미션 승리일 정도로 그라운드가 강한 올리베이라도 마카체프의 압도적인 레슬링 실력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라운드에서 어렵다고 판단한 올리베이라는 2라운드 들어 스탠딩 타격전을 유도했다. 하지만 마카체프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클린치 싸움을 펼치며 올리베이라를 압박했다.

마카체프는 스탠딩 상황에서 오른손 카운터 펀치를 올리베이라 턱에 적중시켰다. 올리베이라는 그대로 쓰러졌고 마카체프는 지체없이 암트라이앵글 초크를 걸어 탭을 받아냈다.



마카체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하빕의 돌아가신 아버지 덕분이다”면서 챔피언 벨트를 옆에 있던 하빕에게 전달해 같은 이슬람권인 현지 관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곧이어 하빕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마카체프와 호주로 넘어가 내년 2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와 대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침 현 UFC 페더급 챔피언 볼카노프스키가 경기장에 자리하고 있었다. 옥타곤에 깜짝 등장한 볼카노프스키는 마카체프와 잠시 신경전을 펼쳤지만 이내 악수를 하며 선전을 다짐했다.

UFC 밴텀급 챔피언 알저메인 스털링이 도전자 T.J. 딜라쇼를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코메인이벤트 밴텀급(61.3kg 이하) 타이틀전에선 챔피언 알저메인 스털링(36·미국)은 랭킹 2위인 도전자 T.J. 딜라쇼를 2라운드 3분 44초 만에 펀치 TKO로 제압하고 2차 방어에 성공했다.

스털링은 지난해 3월 표트르 얀(29·러시아)과 타이틀전에서 얀의 반칙으로 실격승을 거둬 다소 쑥스럽게 챔피언에 등극했다. 하지만 올해 4월 UFC 273에서 열린 얀과 리매치에서 승리하면서 챔피언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이날 스털링에게는 운도 따랐다. 1라운드 초반 딜라쇼가 왼쪽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한 것. 딜라쇼는 한쪽 팔을 못 쓰는 상황에서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이어갔다. 하지만 한쪽 팔로만 싸우는 것은 무모한 일이었다.

스털링은 딜라쇼를 스탠딩과 그라운드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무차별 파운딩을 퍼부어 레퍼리 스톱을 이끌어냈다.

챔피언 벨트를 지킨 스털링은 통산 전적 25전 22승 3패를 기록했다. 반면 딜라쇼는 22전 17승 5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