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 스위스, '최강' 프랑스 잡고 8강행 이변...음바페 승부차기 실축

by이석무 기자
2021.06.29 06:49:15

스위스가 유로 2020 16강전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제압한 뒤 선수들이 펄쩍 뛰면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프랑스의 킬리앙 음바페가 승부차기를 실축한 뒤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승후보 0순위’ 프랑스가 ‘복병’ 스위스에게 덜미를 잡혔다.

스위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의 부쿠레슈티 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다.

이로써 스위스는 메이저 대회 사상 처음으로 프랑스를 이기면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아울러 유로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8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인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기대를 모았지만 16강에서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 프랑스는 앞서 1984년과 2000년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 유로2016에선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스위스는 8강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만난다. 스페인은 앞서 열린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 연장전 접전을 벌인 끝에 5-3으로 이기고 8강에 선착했다.

프랑스는 이날 벤제마와 킬리앙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을 투톱으로 내세운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앙투안 그리즈만(바르셀로나)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책임졌고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은골로 캉테(첼시)가 중원을 책임졌다.

스위스도 3-5-2 진형을 꺼내 들었다. 브릴 엠볼로(묀헨글라트바흐)와 하리스 세페로비치(벤피카)가 투톱으로 나섰다. 스위스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 셰르단 샤키리(리버풀)와 그라니트 자카(아스널)도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전을 지배한 쪽은 스위스였다. 프랑스가 공격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스위스는 전반 15분 세페로비치의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스티븐 주베르(프랑크푸르트)의 정확한 크로스가 빛났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스위스는 후반 10분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프랑스 수비수 벤자민 파바르(바이에른 뮌헨)가 주베르에게 태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걸었다. 주심은 뒤늦게 VAR(비디오판독)을 확인한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프랑스 골키퍼 위고 요리스(토트넘)는 리카르도 로드리게스(토리노)의 페널티킥이 막아냈다.

로리스의 페널티킥 선방은 프랑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반격에 나선 프랑스는 벤제마의 연속골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벤제마는 후반 12분 음바페의 패스를 받아 원터치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분 뒤에는 그리즈만의 슈팅이 스위스 골키퍼 얀 좀머(묀헨글라트바흐)를 맞고 나오자 이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프랑스는 내친김에 후반 30분 포그바의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승리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3-1로 달아나면서 프랑스의 8강행은 9부 능선을 넘은 듯했다.

하지만 스위스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선제골을 터뜨렸던 세페로비치는 후반 36분 케빈 음바부(볼프스부르크)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두 번째 골을 책임졌다. 후반 45분에는 교체로 들어온 마리오 가브라노비치(디나모 자그레바)가 자카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두 팀은 연장전 내내 공방을 이어갔지만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이번 대회 첫 번째 승부차기가 펼쳐졌다. 양쪽 모두 4번 키커까지 골을 성공시켰다. 희비는 5번 키커에서 갈렸다. 스위스 5번 키커 아드미르 메흐메디(볼프스부르크)의 슈팅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반면 프랑스 5번 키커 음바페의 슈팅은 스위스 골키퍼 좀머의 손에 걸리면서 결과는 스위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스위스 선수들은 승리가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한 반면 프랑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