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가요 70년]2010년대, 글로벌시장 평정한 K-POP

by강민정 기자
2015.08.15 08:01:00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등극한 가수 싸이.(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강남스타일 오빠와 벚꽃 보며 썸 타기.’

고도의 성장 속에 아픔이 공존하고 있다. 광복 70년을 맞은 2015년을 정리하는 가장 흔한 표현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된 대한민국’이지만 그곳을 사는 국민의 원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터질 때마다 국가는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OECD 국가 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일하지만 ‘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불통의 시대’다.

좋을 땐 배가 되고, 슬플 땐 반이 되는 응원가는 이런 시대를 달랜다. 2012년 발표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은 더 빠르고 더 간소화된 최첨단 시대에 지친 이들에게 여유를 줬다. ‘그대여, 그대여’ ‘봄 바람 휘날리며’ 등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봄을 대표하는 ‘캐럴 송’이 됐다.



‘벚꽃 엔딩’이 잊혀진 아날로그 감성을 살린 곡이었다면 정의하기 힘든 ‘B급 문화’로 시대를 평정한 노래도 있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멋진 몸매를 자랑하는 여자들, 엽기적인 표정의 아이들, 관광버스에서 춤추는 할머니, 장기 두는 할아버지, 한강 둔치를 거꾸로 걷는 아주머니를 주인공으로 세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 음악 팬의 눈을 사로잡았다. 명동, 강남, 상암 등 서울 곳곳의 풍경은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의 인상을 심어줬다. ‘말춤’ 퍼포먼스는 전 세계 각지에서 많게는 수 만명이 모여 함께 춤을 추는 진풍경을 끌어내기도 했다. ‘강남스타일’은 당시 28.1%로 자살이 대한민국 국민 전체 사망원인 1위인 시대의 갑갑함을 날려준 창구가 됐다.

2010년대 중반에 접어든 요즘은 ‘오포세대’로 설명된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서 인간관계와 내집 마련의 꿈까지 버린 비운의 세대다. 1인 가구가 늘고, 나 혼자 먹고 즐기는 일이 편해진 요즘 시대는 과거의 낭만을 즐기는 일도 사치가 됐다. 사랑도 계산하고, 눈치보며 해야 하는 세대는 정기고와 소유가 부른 ‘썸’에 열광했다. ‘내 것인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너’는 2015년을 사는 오포세대가 누리는 가장 사치있는 감정 소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