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인생]연지후 "트로트는 인생의 반전…日 진출도 준비"

by김은구 기자
2013.11.27 07:45:00

연지후(사진=싸이더스HQ)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그동안 고생했던 게 트로트를 만나려고 그랬나 봐요. 트로트가 제 인생에 ‘반전’이었죠.”

‘언니가 간다’로 활동 중인 가수 연지후는 올해 31세다.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것은 지난해 초로 2년이 채 안됐다. 늦은 나이에 데뷔했고 활동기간도 길지 않다. 하지만 어느 새 여기저기서 찾는 가수가 됐다. 흔히 말하는 ‘행사 시즌’에는 1주일 내내 스케줄이 있을 때도 많다. 자신의 수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데뷔 기간이 비슷한 아이돌 그룹 멤버들보다는 안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지후는 그 이전 케이블채널 시트콤 ‘이글이글’에 미녀 3인방으로 출연했고 VJ로도 활동했지만 애초부터 꿈은 가수였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가수 데뷔를 위해 연습생 생활도 오래 했지만 갑자기 소속돼 있던 기획사가 없어지는 등 시련이 많았다. 그러다 대형 기획사 싸이더스HQ와 인연을 맺었다. 애초 좋아했던 발라드가 아니라 트로트로 방향을 전환했다. 2011년 말 데모곡 작업을 했는데 비음이 강해 트로트가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마음을 바꿨다. 트로트는 연지후뿐 아니라 스타급 배우들과 예능인, 가수 박재범과 걸그룹 투아이즈 등이 소속된 싸이더스HQ 입장에서도 반전이었다. 연지후는 “트로트 앨범 녹음을 시작하면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발라드에 미련이 남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연지후(사진=싸이더스HQ)
영화 ‘복면달호’의 ‘이차선 다리’ 작곡가 김민진이 작곡한 ‘언니가 간다’를 비롯해 ‘떼아모’, ‘남자는 몰라요’ 3곡이 수록된 싱글앨범 한 장만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연지후는 “트로트의 묘미는 길게 PR을 한다는 것”이라며 “단시간에 반응이 안오면 지칠 때도 있는데 신기한 게 그 때 쯤 반응이 오면서 분위기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연지후를 못 알아보다가 몇 명이라도 사인을 받으러 오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오고 한번 따라 부르면 잘 잊어버리지 않아 두 번 찾는 지역에서는 무대에 흥이 더해진다는 것이다. 연지후는 “지나온 시간 만큼 확실한 뭔가가 남는 것 같고 팬덤의 이동도 적다”고 했다.



올 여름 울산에서 열렸던 세계윈드서핑대회와 걸그룹이든 트로트 가수든 모든 여가수가 평등하게 대우받는 ‘위문열차’ 공연 등 화려한 무대도 서봤다 하지만 한 지역민방에서 시장을 찾아가 공연을 여는 무대에서는 20명 안팎의 관객을 놓고도 공연을 해봤다. 이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여서 어떤 상황에서든 적절히 대처를 할 줄도 안다. 시장 공연에서는 관객들에게 “오늘 너무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가슴이 벅차다. 한곡 더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연지후는 그 무대에 대해서도 ‘작다’는 표현이 아니라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무대”라고 했다.

연지후(사진=싸이더스HQ)
트로트를 하고 나서 MBC ‘세바퀴’, SBS ‘도전 1000곡’, ‘놀라운 대회 스타킹’, KBS2 ‘비타민’ 등에도 출연했고 성인가요 전문 케이블채널 아이넷의 차트 프로그램 ‘아이넷 차차차’에서는 ‘뿐이고’ 박구윤과 MC도 맡았다. 광주, 부산 등 민방에서 진행하는 축제 MC도 수차례 맡았다.

“트로트는 제게 뒤늦게 발견한 보물 같아요. 저도 몰랐던 재능을 알게 해주고 평생 노래할 수 있게 해줬으니까요.”

연지후는 현재 일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데뷔 당시 ‘트롯돌’로 불릴 만큼 귀염성 있는 외모 덕분에 현지 방송사에서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외국인 얼굴’이라는 평가와 함께 엔카로 현지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 그동안 국내 유명 트로트 가수들이 K팝 한류에 편승해 일본 진출을 시도했지만 아직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현지 활동과 언어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지후는 현재 일본어 공부도 하고 있다. 연지후가 일본에서 한국 트로트 가수로 뚜렷한 족적을 남길지 기대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