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10.01.27 08:25:47
호주오픈테니스 돌풍
[조선일보 제공]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의 키 워드는 중국 바람과 아줌마 바람이다. 중국의 정제가 4강에 올랐고, 은퇴를 깨고 컴백한 벨기에의 아줌마 스타 쥐스틴 에넹 역시 4강에 진출했다. 두 선수의 준결승 격돌은 멜버른 최고의 화제가 됐다.
그동안 중국은 탁구(table tennis)에서는 만리장성으로 불릴 만큼 절대 강세였지만, 형제종목인 테니스(tennis)에서는 변방 신세였다. 하지만 이제는 테니스에도 '중풍(中風)'이다. 중국의 간판스타 정제(35위)는 26일 열린 대회 여자 8강전에서 마리아 키릴렌코(58위·러시아)를 2대0(6―1, 6―3)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2008년 윔블던 4강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대회 준결승 진출이다. 정제의 상대로 나선 '제2의 샤라포바' 마리아 키릴렌코는 정교한 테크닉에 밀려 반격의 기회도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호주오픈 홈페이지는 "사람들은 키릴렌코의 모델 같은 미모에 정신이 팔려 정제의 랭킹이 23계단 높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며 "정제의 놀라운 투쟁 정신 앞에서 키릴렌코는 실책을 연발했다"고 평했다. 중국의 리나(17위)도 8강에 진출, 27일 비너스 윌리엄스(6위·미국)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정제의 다음 상대는 2008년 세계 1위 자리에서 느닷없이 은퇴를 선언했다가 지난해 9월 복귀한 '아줌마 바람'의 쥐스틴 에넹(벨기에)이다. 에넹은 8강전에서 나디아 페트로바(러시아)를 2대0(7―6, 7―5)으로 눌렀다. 20개월 만에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에넹은 "아직 리듬을 찾기 어렵지만, 결정적인 포인트에서 밀리지 않았기에 승리했다"고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