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부시게' 남주혁 "눈부신 연기 성장? 노력의 결과"(인터뷰)
by김윤지 기자
2019.03.20 06:00:30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연기가 늘었단 칭찬과 함께 ‘계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지난 노력이 쌓인 결과 아닐까 싶어요.”
배우 남주혁(25)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모처에서 진행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 미니시리즈 ‘눈이 부시게’(극본 이남규 외·연출 김석윤) 종영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날 종영한 ‘눈이 부시게’는 익숙한 타임 슬립 드라마처럼 출발했다. 갑자기 나이를 먹은 스물다섯 혜자 역을 김혜자와 한지민이 연기했다. 남주혁은 그런 혜자와 사랑에 빠지는, 생에 대한 의지를 잃은 대학생 준하 역을 맡았다. 잔잔한 웃음을 안기던 드라마는 후반부에 이르러 모든 것이 알츠하이머에 걸린 혜자의 상상과 기억이란 반전을 터뜨렸다.
그 과정에서 남주혁은 심도 있는 감정 연기로 호평 받았다. 그동안 청춘물을 중심으로 풋풋한 매력을 강조했던 남주혁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 기회였다. 그가 고운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릴 때 시청자도 함께 울었다.
“‘진짜’ 마음으로 울었어요.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절로 눈물이 났어요. 배우들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준 김석윤 감독님의 섬세한 배려 덕분입니다. 오전 9시에 촬영을 시작해서 오후 6시에 촬영이 끝난다는 말씀을 듣고 처음엔 믿지 못했어요. 밤샘 촬영은 없었고 새벽까지 넘어간 날도 손에 꼽아요.”
대선배인 김혜자와 호흡은 “축복이자 영광”이었다. 김혜자의 칭찬을 들은 날은 행복한 감정이 밀려왔다. 그는 “선배님의 자연스러운 연기 때문에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 자체를 잊을 때도 있었다”면서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눈이 부시게’ 이후 슬퍼 보이는 눈빛이란 말을 유난히 자주 듣는다고 했다. 어린 시절 짧게나마 조부모 손에 자랐다면서 “다른 작품은 몰라도 ‘눈이 부시게’는 할머니와 함께 볼 수 없었다”고 말할 때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는 ‘착각’에 빠졌다. 그는 “실제 제 감정은 그렇지 않았지만, 저도 모르게 드라마와 캐릭터에 푹 빠져 살아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모델 출신인 남주혁은 2015년 KBS2 ‘후아유’로 첫 정극 연기에 도전, 드라마 ‘화려한 유혹’, ‘치즈인더트랩’,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역도요정’, ‘하백의 신부’, 영화 ‘안시성’ 등 지난 4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연기에 대한 아픈 지적을 받은 적도 있지만, 최근엔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호응하듯 차기작도 벌써 정해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쉬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는 부지런히 연습실을 오가며 촬영 준비 중이었다.
“어릴 때 농구를 했어요. 키도 작고 왜소해서 다들 부정적이었어요. 노력을 많이 했고, 어느 순간 키도 훌쩍 자랐죠. 절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어요. 그런 경험이 ‘노력의 소중함’을 가르쳐줬어요. 칭찬은 기쁘지만, 연연하다보면 거기서 멈출 거라 생각해요.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적어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될 것 같아요. 아직 많이 부족하고, 보여드릴 게 더 많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