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를 지켜라`, 회장님들 여기 다 계셨네

by김영환 기자
2011.09.08 08:51:27

▲ `보스를 지켜라`에서 차봉만 회장 역을 맡은 박영규

[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SBS 수목드라마 `보스를 지켜라`는 국내 재벌들의 아픈 곳을 건드려 집대성(?)했다. 삼성, 현대, 한화 등 국내 굴지의 재벌들이 `보스를 지켜라`의 풍자 소재로 사용됐다.

우선 `보스를 지켜라` 속 DN그룹의 기본 갈등 구도는 현대가의 모습을 빼닮았다. 그룹의 총수 차봉만 회장(박영규 분)과 계열사 DN호텔 대표 신숙희 회장(차화연 분)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갈등을 벌인다. 두 사람은 극중 친구이자 도련님-형수님의 관계. 시숙-제수 관계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습이 연상된다.

지난달 24일 방송분에서 차 회장과 신 회장은 나란히 도배 봉사활동을 하며 `보도용` 사진을 만들었다. 지난 3일 열렸던 현정은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결혼식에 정몽구 회장이 불참할 정도로 아직 데면데면한 두 사람이지만 가끔 기자들 앞에서 오월동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대동소이하다.
▲ 차봉만 회장 역의 박영규(왼쪽)와 신숙희 회장 역의 차화연

차봉만과 신숙희가 아웅다웅하지만 정작 DN그룹의 실세는 차봉만의 어머니 송여사(김영옥 분)다. 선대 회장과 지금의 DN그룹을 일궈낸 뒤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을 맡고 있지만 DN그룹의 중요한 결정 사항은 송여사가 좌지우지한다. 지난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던 이건희 삼성 회장의 수렴청정 논란을 연상케 한다.



`보스를 지켜라`는 극 초반 김승연 한화 회장의 보복 폭행 일화를 차용해 시선을 끌었다. 극중 노은설(최강희 분)이 차 회장에게 실수로 한 대 맞고 봉투를 받으며 "`깽값`(?)을 물어준 적은 있어도 받은 적은 처음"이라고 하는 대사는 최철원 전 M&M 대표의 매값 폭행 논란을 떠오르게도 했다.

`보스를 지켜라`에는 또 정태수 전 한보 회장, 김우중 전 대우 회장, 김승연 회장, 정몽구 회장, 이건희 회장 등이 즐겨썼던 `휠체어 면피` 장면도 삽입돼 씁쓸한 웃음을 준 바 있다.

반대로 국내 재벌들이 본받았으면 하는 점도 있다. 차봉만 회장의 아들 차지헌(지성 분) 본부장의 `언더 커버 보스`(보스의 위장취업)가 그것이다. `언더 커버 보스`란 CEO가 실제 구직자로 위장 취업해 말단 직원들의 고충을 체험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