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잡아라" 케이블 불붙었다

by조선일보 기자
2010.05.19 08:06:27

거의 전경기 중계 '전쟁'에 관련프로그램 경쟁적 편성

▲ MBC ESPN의 송지선(오른쪽)—김민아 아나운서는‘토크쇼’느낌이 나는 야구 프로 그램 진행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조선일보 제공] 방송은 인기에 민감하다. 프로야구가 올해 600만 관중을 바라보며 흥행몰이를 하자 케이블 채널들이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하고 있다. 시청자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경기 중계뿐 아니라 야구 관련 프로그램까지 '황금시간대'에 경쟁적으로 편성했다.

MBC ESPN이 올해 신설한 '베이스볼 투나잇 야(野)'는 지난 주말(14~16일) 사흘 동안 시청률 0.9%, 1.04%, 0.83%를 기록했다(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 케이블 TV의 경우 시청률 1%면 성공이라고 보고 3%면 최고 수준으로 친다.

밤 10시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야(野)'는 경기 하이라이트, 선수·감독 인터뷰, 야구계 뒷얘기 등을 전한다. 두 여성 아나운서(송지선·김민아)가 진행을 맡아 '여성의 시각에서 신선하게 야구에 접근한다'는 평을 듣는다.



이런 '야구 쇼'의 원조격인 KBS N 스포츠의 '아이 러브 베이스볼'은 올해 '시즌 2'라는 이름으로 다시 방송 중이다. 밤 10시 50분부터 70분 편성. 작년부터 진행하는 김석류 아나운서는 야구계에서 선수 못지않은 스타로 떠올랐다. '야(野)'와 '아이러브 베이스볼', SBS 스포츠의 '베이스볼 터치' 등 방송시간대가 비슷한 세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더하면 2% 정도가 된다.

야구 중계는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4개 케이블 TV(MBC LIFE, MBC ESPN, KBS N, SBS 스포츠)와 공중파 3사에서 거의 전 경기를 안방에 전달한다. KBS N은 유명 해설자 출신인 하일성 전 KBO(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을 해설위원으로 영입해 허구연 위원이 간판 해설자인 MBC ESPN(공중파 포함)에 맞불을 놨다. 각 케이블 방송은 현장에서 '오늘의 스타선수'나 감독 인터뷰를 하는 아나운서들도 온통 미모의 여성들로 채웠다. 투구 궤적 그래픽 등 방송기법이 다양해지고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요즘은 평일 정규시즌 중계 시청률도 '마(魔)의 1%'를 넘기는 경우가 흔해졌다.

야구가 인기이다 보니 KBO가 버는 중계권료는 연간 100억원을 넘겼다. 케이블 TV의 경우 중계권료가 작년보다 10% 이상 올랐다.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을 얻지 못한 CJ 미디어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김태균(지바 롯데 마린스)의 홈경기를 18일부터 케이블 채널 XTM을 통해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야구가 그만큼 '킬러 콘텐츠(주력 프로그램)'가 됐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