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24'의 키퍼 서덜랜드, 새 영화 '몬스터…'에서 코믹 연기
by조선일보 기자
2008.12.10 09:07:13
[조선일보 제공] 화면처럼 거친 남자일 줄 알았다. 테러범보다 더 거친 요원, 잭 바우어. 인기 미국 드라마 '24'의 잭 바우어(키퍼 서덜랜드·사진)는 그야말로 '카리스마의 화신'이다. 그러나 6일 LA에서 만난 배우 키퍼 서덜랜드(Sutherland·42)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수줍음까지 타는 모습이었다. 조곤조곤한 말투에 뽀얗고 매끈한 피부는 '할리우드 미중년'이란 타이틀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
'24'의 대테러 본부 요원 잭 바우어나 스릴러 영화 '미러'의 형사 벤 카슨 등 주로 와일드한 역할을 맡았던 그가, 이번엔 애니메이션 '몬스터 vs 에일리언'에서 지구를 구하는 몬스터들을 지휘하는 몽거(Monger) 장군 목소리를 맡아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코미디물은 꺼렸어요.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달라요. 행동으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자유를 느꼈다고나 할까."
이번 애니메이션은 50~60년대 B급 몬스터 영화 '고질라' 같은 데서 캐릭터에 관한 영감을 받았다. 사실 그의 취향은 스릴러물이라며 "얼마 전 출연했던 영화 '미러'도 호러물이었다"고 했다. 그가 주연한 '미러'는 한국 영화 '거울 속으로'의 리메이크판. "감독 알렉산더 아자가 '진짜 무서운 영화가 있다. 너무 소름 끼친다'라며 대본을 보여줬거든요. 이런, 찍고 보니 하나도 무섭지 않더라고요.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원작은 일부러 보지 않았습니다. 비교하게 되면 연기에 도움되지 않거든요. 원작을 본다는 건 저한텐 정말 두려운 일이네요."
그는 당분간 '휴직' 상태다. 할리우드 작가 조합 파업으로 '24' 시즌 7 방영이 1년간 연기되는 바람에 2008년 초 방영예정 분이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