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명장' 토미 라소다 전 LA다저스 감독 별세
by윤종성 기자
2021.01.09 09:25:06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은사
다저스 이끌며 1599승 올려
구단주 "그가 몹시 그리울 것"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한국인 1호 메이저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은사이자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인 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이 93세로 별세했다.
| | 토미 라소다 LA다저스 전 감독이 지난 201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기에 앞서 88세 생일 축하케이크를 받는 모습(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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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라소다 전 감독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밤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다저스 구단은 성명을 내고 라소다 전 감독이 캘리포니아주 풀러턴 자택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라소다 전 감독은 지난해 11월 건강 문제로 입원한 뒤 약 두 달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며칠 전 퇴원했었다.
1976년 다저스 사령탑으로 부임한 라소다 전 감독은 1996시즌 심장병으로 중도 사퇴할 때까지 21년간 다저스를 지휘했다.
그는 감독 재임 기간 다저스를 1981년과 1988년 월드시리즈 정상에 두 차례 올려놨고,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두 번 받는 등 MLB 명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라소다 전 감독이 다저스를 이끌며 거둔 성적은 21시즌 3040경기 1599승 2무 1439패다.
그는 “내 혈관에는 (다저스의 상징 색깔인) 파란 피가 흐른다”고 말할 정도로 다저스를 향한 애정이 깊었다.
라소다 전 감독은 1994년 다저스에 입단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 메이저리거가 된 박찬호를 지도하며 남다른 인연을 쌓기도 했다.
MLB 투수로서 통산 124승을 달성한 박찬호는 라소다 전 감독을 양아버지로 여겼다.
박찬호는 지난해 6월 미국의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할아버지뻘인 라소다 감독은 마치 동년배처럼 친구같이 대해줬다”고 회고했다.
라소다 전 감독은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1997년 명예의 전당에 올랐고, 구단 고문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대표팀 감독을 맡아 우승을 일궈내 미국에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라소다 전 감독은 MLB 선수 시절 투수였으나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열정적 리더십과 선수들과의 스스럼없는 소통으로 팀을 강하게 만들었다.
감독 시절 마이너리그의 많은 선수를 발굴해 메이저리거로 키워내고,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9명이나 배출했다.
다저스 구단주 마크 월터 회장은 “라소다는 훌륭한 야구 홍보대사였고, 선수들과 코치의 멘토였다. 그는 항상 팬들을 위해 시간을 내 사인을 해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모두가) 그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