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핫무비]윤준형·장재현, 新감독들의 화려한 데뷔戰②

by강민정 기자
2015.11.06 07:40:00

‘그놈이다’의 윤준형 감독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11월이다. 비수기에 힘들었던 극장가도 활력을 찾고 있다.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이 5일 개봉됐다. 당일 예매율이 이른 오전부터 40%를 넘겼다. 지난달 28일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그놈이다’(감독 윤준형)와 관객 경쟁을 벌인다. 이주의 ‘핫 무비(Hot Movie)’, ‘그놈이다’와 ‘검은 사제들’의 닮은 듯 차별화된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두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적인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하나는 무속신앙, 다른 하나는 엑소시즘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닮은 듯 다른 영화라는 점에서 각가의 작품을 연출한 감독들에 관심이 쏠린다. ‘그놈이다’와 ‘검은 사제들’의 연출자 모두 이번이 첫 장편 상업영화다. 첫 장편 상업영화지만 일찌감치 단편 등의 전작들을 통해 앞으로 충무로를 이끌 재능 있는 감독들의 탄생을 예고했던 터다.

윤준형 감독은 2003년 페이크 다큐멘터리 ‘목두기 비디오’로, 장재현 감독은 지난해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로 주목을 받았다. ‘목두기 비디오’는 한 프로덕션 PD가 여관 몰래카메라에 잡힌 남자의 형상을 쫓다 21년 전 일가족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그린 작품인데 입소문을 타고 인터넷을 넘어 각종 영화제를 거쳐 극장 개봉까지 성사됐을 정도다.

‘12번째 보조사제’ 역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문 감독상, 제9회 파리 한국영화제 숏컷 섹션 최우수 단편상, 제13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 부문 최우수작품상 등 많은 상을 받은 작품이다. ‘검은 사제들’은 ‘12번째 보조사제’의 장편버전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렸다.



두 감독은 ‘그놈이다’와 ‘검은 사제들’을 통해 낯선 소재로 친근하게 풀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놈이다’에는 천도재(죽은 망자를 위로하고 극락세계로 이끄는 의식), 넋건지기굿(저승 가능 길 배불리 먹고 가라고 붉은 천에 밥이 담긴 놋그릇을 바다를 향해 던지는 의식), 죽음을 예지하는 소녀 시은 등 무속신앙이, ‘검은 사제들’에는 악령을 쫓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예식인 구마 다시 말해 엑소시즘 의식이 펼쳐진다. 민속신앙이나 엑소시즘이나 비현실적인 요소기 때문에 보는 이들에게는 낯설고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두 감독 모두 영리하게도 대중에게 친숙한 ‘스릴러’로 포장해 민간신앙과 엑소시즘을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게 했다. ‘그놈이다’는 결국 여동생을 죽인 살인범을 쫓는 이야기며 ‘검은 사제들’ 역시 악령에 사로잡힌 한 소녀를 구하는 이야기다. 각각의 영화들은 가족애와 희생을 통해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검은 사제들’의 주인공 김윤석은 “겉보기에는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를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중심된 이야기는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의 잘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있다. 감독은 보편적 정서를 의도했고 그것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