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가족경영] 처제 연기+형부 대표..득과 실은?

by이정현 기자
2015.08.18 07:50:00

태진아 이루 부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가족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가족이 기업경영에 참여함으로써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도모한다. 업무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하는 게 특징인 엔터테인먼트 업계여서 작아 가능한 구조다.

올해 초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에 출연한 배우 황정민의 아내인 김미혜 씨는 소속사 샘컴퍼니의 대표이사다. 두 사람은 계원예고 동기 동창이다. 1999년 뮤지컬 ‘캣츠’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10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김 대표는 결혼 이후 샘컴퍼니를 설립해 남편의 매니지먼트를 직접 맡고 있다. 또한 강하늘, 박정민, 정상훈 등 신인배우를 발굴해 육성했다. 황정민은 소속사 대표이자 아내에 대해 “최고의 친구이자 방패다”라고 말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보였다.

배우 김태희는 형부인 정철우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루아엔터테인먼트로 2010년 둥지를 옮겼다. 동생인 배우 이완도 이적하며 엔터테인먼트계에서 활동 중인 가족들이 모두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태희는 형부 정 씨의 조언 아래 CF 등을 고를 때도 금전적 이득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라 이미지 제고에 더 관심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에게 주요 요직을 맡겨 경영을 일임하는 방식의 장점은 신뢰다. 연예인이 작품 활동에 집중하는 대신 가족이 안방 살림을 도맡는다. 일부에서 문제가 된 연예인과 소속사 간에 수익 배분 문제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가족 경영은 과거 소속사가 있음에도 어머니 등이 전면에 나서는 이른바 치마바람 형태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MBA(경영학 석사) 등 경영전문가 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높인 가족 경영 엔터테인먼트사도 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민석 대표이사가 대표적이다.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의 동생인 그는 2001년 양군기획에서 현재 법인명으로 변경했을 때부터 대표직을 맡아왔다. 양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MBA를 졸업했다. 경쟁사 SM과 JYP엔터테인먼트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한 것과는 다르다.

양현석 프로듀서가 빅뱅과 2NE1, 위너, IKON 등 후배 아티스트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면 양민석 대표이사는 회사 경영에 집중한다. YG엔터테인먼트가 가수 매니지먼트뿐만 아니라 패션, 뷰티, 골프 등 다양한 분야로 사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동생인 양민석 대표의 진주지휘 덕이라는 평가다.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외부 활동에 주력하는 동안 양민석 대표이사가 내실을 채운 것이 시너지효과가 생겼다.



태진아가 소속된 진아엔터테인먼트와 아들이자 가수인 이루가 소속된 이루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또 다른 아들인 조유명 대표가 설립한 YMC엔터테인먼트의 관계는 조금 다르다. 세 회사는 독립된 회사로 존재하되 서로 도우며 공생하고 있다. 진아엔터테인먼트가 트로트 장르에 특색을 보인다면 YMC엔터테인먼트는 휘성, 에일리, 배치기, 마이티마우스, 제시 등 흑인 음악에 집중했다. 이루엔터테인먼트는 발라드 가수인 이루의 활동을 지원한다.

엔터테인먼트 가족 경영의 모범 사례는 매출액을 올리기 위한 경영과 단지 매출액만이 목표가 아닌 스타의 이미지 유지라는 2가지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있다. 이들 과제는 서로 상충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 때문에 간혹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많다. 1인 기획사가 아닌 다수의 연예인이 소속된 경우가 많아 분쟁이 발생할 경우 뜻하지 않은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 가수 김태우가 소속된 소울샵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김태우는 아내와 장모를 경영진으로 세웠다. 하지만 소속 가수인 매건리, 길건은 “소울샵의 가족 경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전속계약 무효를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일부 화살이 김태우의 가족에게 향하며 논란이 됐다. 당시 김태우는 “소속가수와의 분쟁보다 가족을 향한 힐난이 더 힘들다”며 읍소했다.